
밀키트는 손질된 재료와 양념 등을 세트로 구성해 손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장 모(여)씨도 밀키트로 유명한 업체에서 제조한 '알탕'을 구매했다. 조리해서 먹다 보니 하얀색의 기다란 물체가 반복해서 나왔다.
장 씨는 이상하다고 생각해 업체에 물었더니 '고래회충(아니사키스)'이라는 답을 받았다. 다만 업체 담당자는 "열로 끓이면 몸에 유해성이 없다"며 장 씨의 환불 요구를 거절했다.
고래회충은 살아있는 고래, 돌고래, 물개 등 해산 포유류 내장에 기생하다가 어류가 죽으면 근육으로 이동한다. 일반적으로 60도 이상 열을 1분 이상 가할 경우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씨는 "한두 마리도 아니고 수십 마리의 회충이 나왔는데 유해성이 없으니 그냥 먹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밀키트 업체 관계자는 "이 제품은 냉동 상태로 판매하며 열로 끓이는 음식이라 고래회충이 나왔더라도 인체에는 무해하다. 원칙적으로 다른 보상을 하진 않았지만 불편했을 소비자를 위해 다시 환급을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소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민원 신고를 해서 (업체가 위치한)시청 위생과에서 생산시설로 위생 점검을 나왔다. 시에서는 생산 시설의 재료의 보관상태, 생산공정 점검을 했을 때 문제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도 밀키트 업체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가열 뒤 섭취한 경우 인체에 해가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충분한 가열을 한다면 인체에 해가 없는 건 맞다. 업체에서 잘 관리하고 세척했어도 끓이는 과정에서 나오거나 알을 잘랐을 때 나오는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 고래회충을 이물인지 아닌지 판단하려면 해당 식품에서 그 고래회충이 어느 쪽에서 나왔는지, 어떤 상태였는지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