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사장단이 세계 각지 고위 인사들과 만나며 유치 지지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무총리 직속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10대 그룹과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132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가를 상대로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를 나눠 맡았다.
삼성그룹은 31개 나라를 담당하기로 했는데 현재 21개 국가에서 유치 지지 활동을 펼쳤다.
이재용 회장의 해외 행보가 비교적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삼성은 사장단을 중심으로 유치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가장 많은 국가를 찾은 인물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인용 CR담당 사장이다. 각각 5개 국가를 찾았다. 이 사장은 피지, 라오스, 동티모르, 카자흐스탄 등 주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지지 활동을 펼쳤고 한종희 부회장은 스페인,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정부 고위 관계자와 만나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박학규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과,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 등도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을 위해 해외를 찾았다. 계열사 사장단도 힘을 보탰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헝가리 외교부장관을 만났고,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필리핀 산업부장관을 만났다.
미국, 중국, 프랑스 등 10개 국가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활동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독일에서는 베를린 시내 중심가에 설치한 대형 옥외 광고에 부산엑스포 엠블럼을 포함했다.

24개 국가를 담당하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장동현 (주)SK 대표 중심으로 유치 지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담당 국가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활동을 펼친 곳은 9곳이다. 다만 해당 국가 외의 지역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유치 지지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 9월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지지를 요청했고, 곧이어 미국으로 날아가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 나이트’ 행사에 참여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부산엑스포를 홍보했다.

부산엑스포 경쟁국인 사우디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전해진 중국에서도 SK어스온이 플로깅 활동을 진행하며 부산을 알렸다.
21개 국가에서 부산엑스포 홍보를 펼치기로 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전담 조직인 ‘부산엑스포유치지원TFT’를 구성했다. 현재 절반이 넘는 13개 국가에서 유치 지지 활동을 진행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7일과 28일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찾아 페트르 피알라 총리와 에두아르드 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를 잇달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구광모 회장은 10월 들어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면담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앞서 9월부터는 폴란드 수도에 위치한 쇼팽 국제공항 내 11개의 디지털 사이니지와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즐로테 타라시 백화점 외부 대형 전광판에 유치 응원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케냐와 르완다 외교 관계자를 만나 부산엑스포를 홍보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태국에서 유치 활동을 펼쳤다. 롯데와 한화, 신세계는 아직까지 담당 국가에서 별다른 활동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유치전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진다. 롯데와 한화는 3곳, 현대중공업과 신세계는 2곳의 국가를 담당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사들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들에서 지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 담당 국가는 상황에 맞춰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룹들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민간에서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전사적으로 노력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민간지원위를 보다 확대해 더 많은 힘을 교섭전선에 더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그룹사들은 담당 국가가 아니더라도 행사 등 일정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활동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9월 대한상의가 미국 뉴욕에서 주최한 한국의 밤 행사에서 UN대사들을 상대로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전을 펼쳤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피지,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박정호 SK스퀘어‧텔레콤‧하이닉스 부회장은 폴란드를 찾아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역시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베트남은 롯데가 담당한 국가가 아니다. 현대제뉴인,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 건설기계 3사는 담당국이 아니지만 지난 2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건설기계 박람회인 ‘BAUMA 2022’ 전시부스에서 글로벌 관람객을 대상으로 유치 홍보 활동을 펼쳤다.
한편 부산엑스포 개최 선정은 11월 말 3차 경쟁 PT, 2023년 3월 현지실사, 6월 4차 PT, 11월 5차 PT 및 개최지 최종 결정 단계로 이뤄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