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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디지털' 비약 성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연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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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디지털' 비약 성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연임할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11.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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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한 달여를 앞두고 있는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 여부를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내부 출신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글로벌·디지털 금융 등 농협금융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었던 영역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뤄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다.

반면 임기 내내 순이익 기준 '금융지주 5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계열 금융사에서 연이은 내부통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 역대 최대실적 달성·글로벌 네트워크 개척·NH올원뱅크 런칭 성과

손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NH농협은행장으로 부임한 뒤 이듬해 1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다. 전임자였던 김광수 회장이 전국은행연합회장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발생하자 후임으로 손 회장이 임명된 셈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초대 회장이었던 신충식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역대 회장들이 관료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당시에도 관피아 선임이 유력했지만 내부 출신인 손 회장이 임명되면서 파격 행보라는 평가가 많았다. 
 


손 회장 부임 후 농협금융지주 실적도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임기 첫 해였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2조2919억 원으로 신경분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2조 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3분기 말까지 당기순이익이 1조8247억 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농협금융지주는 농협법에 의거 매출액 비례로 내야하는 농업지원사업비 지출이 반영된 실적이라는 점에서 호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업영역에서는 글로벌 시장 개척이 가장 눈에 띈다. 손 회장은 취임 이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목표를 갖고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섰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지난해 홍콩지점과 영국 런던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올해는 중국 북경과 호주 시드니에도 지점을 개설했다. 내년에는 베트남 하노이 지점 개설을 앞두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지난 4월 영국 런던법인을 개설하며 농협금융의 글로벌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핵심지역에 영업점과 법인을 설립하면서 올해까지 10개국, 21개 점포를 여는 1단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작업을 완료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 금융 영역에서도 다수 성과물을 냈다. 종합금융플랫폼 'NH올원뱅크'가 대표적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초 취임 이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올-디지털'을 구현하는 것이 농협금융 디지털 사업 목표로라는 청사진을 밝히고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6월 오픈한 NH올원뱅크다.

NH올원뱅크는 기존 농협은행 대표 앱이었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농협금융 계열사 핵심 서비스와 단절없이 이용할 수 있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변신했다. 과거 농협은행에만 뱅킹앱이 6개에 달했지만 이를 2개로 줄이고 타 계열사와의 연동을 시도한 것이 핵심이다. 

◆ 금융지주 4위 자리 탈환 실패·내부통제 문제... 연임 성공할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경쟁사와 순이익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손 회장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지주 4위'를 두고 경쟁을 펼친 우리금융과의 순이익 격차가 매년 벌어지고 있다.

1~3분기 누적 기준 우리금융과 농협금융 순이익 격차는 3733억 원에서 6900억 원으로 약 1.8배 벌어졌다. 올 들어 금리인상과 증시불황으로 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이 높은 우리금융의 수익성이 크게 늘어나면서 농협금융과의 격차를 벌렸다. 
 


이자이익 호조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지만 농협은행의 순이익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고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올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은행 부문이 부진에 빠지 점이 영향을 미쳤다. 

농협금융 계열사에서 발생한 각종 내부통제 문제도 손 회장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 금융사고금액 115억 원 중에서 농협은행이 67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윤리강령위반 혐의도 농협은행이 전체 143건 중 41.9%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옵티머스펀드 사태의 경우 손 회장 부임 이전에 판매된 상품이라는 점에서 손 회장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긴 어렵지만 이후 법적다툼으로도 이어지면서 손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CEO 후보 추천 권한을 쥐고 있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농협 측 인사가 다수 참여하고 있는 점은 손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총 5명으로 그 중 2명이 농협중앙회 측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손 회장은 과거 농협은행장 재직 당시 지주 회장으로 임명될 만큼 농협중앙회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 내부에서도 뚜렷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부출신이면서 중앙회 신임이 두터운 손 회장의 연임도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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