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협금융지주가 차기 수장으로 정통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회장 후보로 내정했고 복수의 관료 출신 인사가 BNK금융 차기 회장에 지원할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등 어느 때보다 낙하산 후보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13일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내부 출신과 외부 출신 각 9명 씩 총 18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내부 출신은 BNK금융 내부승계 규정에 따라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사, 최홍영 경남은행장,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등 BNK금융 계열사 CEO 9명이 포함됐고 외부 인사는 비공개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지원서를 제출받은 뒤 1차 서류 심사를 실시해 1차 후보군을 발표할 예정이다. 명단은 내주 중으로 발표될 1차 후보군부터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부 후보군은 미공개 상태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이현철 전 한국자금중개 사장, 안효준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등이 하마평에 거론돼왔다.
BNK금융 내부에서는 내부 승진을 원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김지완 전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지배구조와 관련 부울경 지역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고 결과적으로 자진 사임을 하면서 회장직을 내려놓게 되었다.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연일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달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만나 금융지주 CEO 임명 과정이 투명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데이어 지난 7일 연구기관장 간담회 직후에는 “CEO 리스크 관리를 하는 건 금감원의 재량이 아닌 책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지완 전임 회장 역시 선임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자초했던 점도 BNK금융이 외풍을 견딜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선임 당시 고령(만 71세)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대선캠프 경제고문을 맡은 이력이 있어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와 상황은 다르지만 BNK금융이 지금도 회장 대행 체제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뽑아야 하는 비상상황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사외이사 전원이 김지완 전 회장 재임 당시 선임된 인물이라는 점이 변수다. BNK금융은 최근 정관을 개정해 사외이사 6명 전원이 임추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임원 추천에 있어 사외이사들의 입김이 한층 강화됐다.
최경수 사외이사의 경우 현대증권 출신으로 김 전 회장과 현대증권 대표 선후배사이로 잘 알려져있으며 이태섭 사외이사와는 부산상고 동문이다. 유정준 사외이사 역시 한양증권 대표 출신으로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직 사외이사 6명 중 4명은 계열사 사외이사 이력이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5대 금융지주와 다르게 지방금융지주는 지역색이 짙고 주주들이나 주요 고객층이 지역 기반이라 외부 인사가 오는 것에 대한 반감이 더 크다"면서 "외부 인사 선임시 반발 강도는 상당히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