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의 첫 행보는 협력사에서 이뤄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8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DK)를 찾아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협력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28년 전 삼성과 거래 개시 당시 디케이는 직원 10명에 매출이 7억50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2152억 원으로 287배 증가했다. 직원 수도 773명으로 77배 늘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미래동행’ 행보를 이어갔다. 현장에서 이 회장은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강화를 위한 인재 확보에도 공들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후 가진 사장단 간담회에서 “인재와 기술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라면 누구든 모셔와 양성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모바일, 반도체 등 핵심 사업부에 능력 있는 외부 인재를 등용했다. 올 들어 강신봉 전 요기요 대표,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이너 출신인 이일환 부사장, 애플 출신 반도체 설계 전문가 이종석 상무 등 3명의 굵직한 외부인사가 합류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말 이 회장은 한국을 찾은 마이크로소프트, ASML CEO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잇달아 만나 미래 사업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올리버 집세 BMW CEO 등 경영진과도 만나 배터리를 포함한 양사의 협력 강화를 결의했다.

올 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UAE를 찾았다. 이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인텔과 퀄컴 등의 CEO를 윤 대통령과의 오찬에 직접 섭외했다.
대한상의 주최로 이어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는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에게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의지를 알리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회장은 2월부터 사내 수평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수평 호칭 범위를 경영진과 임원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도 사내에서는 ‘JY’ 혹은 ‘재용님’으로 불리게 된다.
지난 100일 사이 이 회장은 삼성화재 대전 연수원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고, UAE 출장에서는 가족과 떨어저 지내는 임직원들의 바람에 귀 기울였다. 설 연휴를 맞아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는 삼성전자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도 선물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악화되며 수익성이 급감한 반도체 실적 개선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