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게 구글 내 게임 아이템이 신용카드와 카카오페이로 결제됐는데 선보상한 카드사들과 달리 카카오페이는 구글 측에 문의하라며 선을 그었다는 주장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구글에서의 부정결제 시 계정 정보를 알 수 없어 일차적으로 구글에 문의하도록 피해 접수 절차를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고객센터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에 사는 오 모(남)씨는 지난 4월7일 밤 10시경 현대카드로부터 "구글에서 반복 결제가 되고 있어 부정결제가 의심돼 카드 이용을 정지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확인해보니 이날 오전부터 현대카드에서 55만 원, 국민카드에서 22만 원,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우리은행 계좌에서 6만6000원이 오 씨 모르게 결제된 상태였다. 모두 구글을 통해 리니지2 게임의 유료 아이템을 구매한 것이었다.
오 씨는 즉시 두 카드사에 '이의제기'를 신청해 피해액을 모두 보상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카카오페이였다. 카카오페이 고객센터에 부정결제 사실을 알렸지만 "개인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뿐이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카카오페이 측은 오 씨의 부정결제 상세 내역을 살펴 선보상 검토 등 자체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사고 접수'를 받지 않은 게 아니라 '사고 절차'를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경우 결제에 사용된 계정 정보가 필요한데 개인정보 정책상 카카오페이에서 알 수 없다 보니 일차적으로 구글 측에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결제 수단 삭제와 2차 인증 설정 방법 등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만약 구글이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보상 받을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구글에 요청하고 있다. 구글 답변 회신문 등을 살펴 카카오페이 프로세스에 맞춰 환불 여부를 추가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이전에도 구글을 통한 게임 아이템 부정결제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지난 2020년 9월 한 소비자가 자신도 모르는 새 구글에서 게임 아이템 약 10만 원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결제되는 피해를 입은 사실이 보도됐다. 당시 카카오페이 측은 앞서 도입한 선보상제도의 첫 사례로 삼겠다고 밝혔었다. 수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금융사고 특성을 감안해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피해액을 우선적으로 보상하겠다고 한 거다.
하지만 오 씨 사례로 미뤄보아 약속했던 선보상 제도가 제대로 안내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측은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카카오페이 금융안심센터를 통해 신고 접수를 받고 있다. 피해접수를 받지 않은 것이 아니라 피해접수 절차를 안내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원인을 해결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