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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물 건너간 키움증권...대규모 하한가 사태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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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물 건너간 키움증권...대규모 하한가 사태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 대두
  • 원혜진 기자 hyejinon8@csnews.co.kr
  • 승인 2023.05.3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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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초대형 IB' 후보이던 키움증권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발목을 잡혔다. 

키움증권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회장이 지난달 대규모 하한가 사태를 불러온 주요 인물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대두된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은 폭락 직전 600억 원대 차익을 거둬 사전에 정황을 알고 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키움증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다우데이타 등 주가가 폭락한 8개 종목의 CFD 관련 자료를 집중 확보해갔다. 이번 수사는 김 전 회장 의혹과 별개로 폭락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김 전 회장은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며 이달 초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김 전 회장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며 직을 걸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41.2%를 보유한 다우기술로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김익래 전 회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다. 이번 오너 리스크로 인해 업계에선 사실상 키움증권의 초대형IB 계획이 물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초대형IB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평판 리스크 ▲위험 관리 내부 통제를 위한 시스템 구비 ▲회사 건전성 및 대주주 적격성 등의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이상의 조치도 받아선 안 된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초대형IB가 되면 수익원 다각화 및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이 가능한 발행어음업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 발행어음은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현재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4곳이 유일하다. 

리테일 사업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입장에선 신사업으로 수익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회사는 지난해 업계 9번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받았고,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70억 원으로 조건을 충족한 바 있다. 또 연내 초대형IB 신청을 공식적인 목표로 삼았을 만큼 적극적이었다. 

키움증권 측은 이와 관련해 "주가조작 논란 이후 감사를 받고 있어서 검토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을 피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키움증권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과 불만도 크게 번지고 있다. 주식 종목방에선 키움증권을 불매하겠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당장 초대형IB 계획이 무산된 것뿐만 아니라 리테일 강자라는 타이틀마저 금이 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차액결제거래(CFD)거래를 비롯한 SG증권발 사태가 키움증권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국내외 거래대금 증가에도 해외주식 시장점유율 하락, 예수금 감소, 활동 계좌수 감소 등이 우려된다"라며 "키움증권의 근본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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