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신 모(여)씨도 백내장 수술 후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5월 병원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은 신 씨는 병원에 입원해 하루에 한 쪽 눈씩 이틀에 걸쳐 렌즈삽입수술을 받았다. B보험사에 보험금을 요청하니 입원할 필요가 없는데 입원치료를 받았다며 보험금을 삭감하겠다고 안내했다고. 6월 중순 법원에서 ‘백내장 수술은 통원 치료가 가능하다’는 판결이 나온 터라 통원치료비로 소급적용한다는 설명이었다. 신 씨는 “법원에서 입원 말고 통원치료로 하라고 했으면 병원에 적용시켜야지, 소비자 보험금을 깎는게 말이 되냐”며 “변동이 생기면 언제부터 적용하겠다고 안내를 하는게 맞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 서울시 서초구에 사는 박 모(남)씨도 경추, 요추 부위 통증으로 인해 20회 가량 도수치료를 받았다. 이후 C보험사에 의사소견서 등을 제출했지만 의료자문을 받아야만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안내했다고. 어쩔 수 없이 의료자문에 동의했더니 이번에는 목과 허리 각 8번씩 16회 치료만 인정해주겠다고 선을 그었다. 어떤 기준인지는 알 수 없지만 16회를 초과하는 치료는 과잉진료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박 씨는 “보험사 의료자문 결과를 가지고 병원을 찾았더니 여전히 골반과 어깨, 목 쪽에 경직도가 심해 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며 “병원서는 치료하라고 하고 보험사는 과잉진료라고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26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손보사 10개사와 생보사 10개사의 보험금 부지급 관련 민원건수는 총 42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177건에 비해 2.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중에서 실손보험 판매가 많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는 338건으로 전년 141건 대비 139.7% 늘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등 생명보험사는 88건으로 전년 36건 대비 144% 증가했다.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보험금 부지급 민원은 지난해 4월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이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을 개정하고 실손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해 보험금 심사 기준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영향을 미친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보험금 부지급 관련 민원은 ▲백내장 ▲도수치료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 ▲하이푸시술 ▲하지정맥류 수술 ▲비밸브재건술 ▲체외충격파치료 ▲맘모톱 ▲MD크림 피부질환 등 금감원에서 발표한 ‘9개 비급여 항목’에 집중됐다.
이중에서 백내장 관련 민원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백내장 수술 후 보험금 부지급 민원건수는 239건으로, 전년 14건에 비해 17배 규모로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병원의 과잉진료를 지적하며 의료자문을 받고 이를 근거로 보험금을 거절하는 일이 많았다. 세극등검사지와 같이 과거에는 제출하지 않은 자료를 요구하는 일도 생겼다.
도수치료 역시 2021년 14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135.7% 증가했다. 도수치료의 경우 횟수를 제한하거나 치료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 6건, 체외충격파치료 4건, 하이푸시술 3건 등이 접수됐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추고 보험사기를 막으라는 지침을 내린 터라 지난해부터 보험금 지급 심사를 강화했다"며 "특히 백내장은 실손보험 누수의 주원인으로 지목돼 온 터라 전 보험사가 깐깐하게 심사하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과잉진료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