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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꼴'로 만나는 이복현 원장과 임종룡 회장...금감원-우리금융 돈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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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꼴'로 만나는 이복현 원장과 임종룡 회장...금감원-우리금융 돈독해졌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6.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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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행사에 연이어 참석하면서 지난해 'CEO 징계' 논란으로 소원했던 두 기관이 화해모드에 들어선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 후 이 원장과 임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우리금융그룹 주관 또는 참여 행사에서 만났다. 타 금융그룹 회장들과 비교했을 때 잦은 빈도다.

금감원은 상생금융, 소비자보호 등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정책과 관련된 행사라는 점에서 참석한 것일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다. 
 


◆ 금융지주 회장 만난 행사 9건 중 4건은 '우리금융'

통계상으로도 올 들어 이 원장과 임 회장은 현장에서 자주 만나고 있다. 

올해 이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과 만나거나 만남이 예정된 행사는 언론 공개행사 기준 9건인데 이 중 임 회장과의 만남은 4건에 달한다. 범금융신년회와 금융지주 CEO 간담회처럼 다수 회장들과 함께 만나는 행사를 제외한 수치다. 
 


이 원장은 지난 3월 30일 우리은행의 고령층 점포인 '시니어플러스' 2호점 개점식에서 임 회장과 처음 만났고 4월 5일에 열린 금감원과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장금이 1호' 협약식에서 임 회장과 다시 만났다. 두 행사 모두 금융소외계층 보호와 소상공인 협력 강화 등 정책적 성격이 강한 점포였다. 

지난 12일에 열린 금융권 전산센터 화재예방·대비 협약식에서도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이 행사는 금감원과 소방청 MOU가 주된 내용이었지만 우리금융 상암센터에서 진행되면서 그룹 회장인 임 회장도 직접 참석했다.

두 사람은 오는 29일 예정된 우리카드가 주관하는 상생금융 행사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3월 말 임 회장 취임 이후 총 4번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니어플러스는 고령자 점포, 장금이는 소상공인 협력 목적의 행사였다는 점에서 참석한 것이고 최근 열린 소방청 협약식은 장소만 우리금융 상암센터였다”면서 “특정 금융회사를 위해 금감원장이 움직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임 회장은 부임 전후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상생금융 전담부서를 별도로 만들 정도로 상생금융에 진심이다”면서 “그룹 회장으로서 계열사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밝혔다. 

◆ 정책금융 분야에서 주목받는 우리금융...당국과 관계개선 목적?

공교롭게 우리금융은 임 회장 체제에서 정책금융 분야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조직개편 과정에서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상생금융부'를 신설하고 20조 원 규모의 '상생금융 플랜'을 선보이면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행보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특히 상생금융부의 경우 당국의 상생금융 행보와는 별개로 은행 자체적으로 신설된 것으로 금융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임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부서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은행권 최대 화두인 '청년도약계좌'와 관련해서도 우리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대고객 이벤트를 실시하고 우대금리 조건도 타행 대비 크게 완화하면서 청년도약계좌 흥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청년도약계좌 가입 고객 중 100명을 추첨해 첫 달 납입금액 100%(최대 70만 원)를 제공하고 선착순 2만 명에게 상품 가입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 쿠폰 5000원을 제공한다.

정책상품이지만 사실상 역마진이 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팔면 손해라는 점에서 타 은행들이 대고객 이벤트를 주저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이달 말 계열사 우리카드가 제시할 상생금융 방안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달금리 부담이 가중되고 연체율 상승 압박이 이어지면서 카드업권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중하위권 카드사인 우리카드가 선제적으로 나선 것 자체가 의외의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손태승 전 회장의 거취를 놓고 당국과 불편한 관계였던 두 기관이 임 회장 취임 이후 관계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사태 책임을 물어 손 전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렸는데 이후 행정소송 검토 여부까지 수면위로 올라오자 이 원장이 "현명한 선택을 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리는 등 살얼음판 행보를 겪은 바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손 전 회장 체제에서 우리금융은 사모펀드 사태와 지배구조 문제로 금융당국과 불편한 상황이었지만 관료 출신 임 회장 부임 후 돈독해 지는 분위기”라면서 “임 회장이 금융위원장까지 역임한 금융관료라는 점도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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