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KB금융 차기 회장 1차 관문 6명 통과...외부인사 비공개 속 부회장 3명 유리한 고지
상태바
KB금융 차기 회장 1차 관문 6명 통과...외부인사 비공개 속 부회장 3명 유리한 고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8.08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종규 회장의 용퇴로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가운데 8일 1차 숏리스트 6명이 공개됐다. 

예상대로 내부출신으로는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 등 부회장단 3명과 박정림 KB증권 대표까지 4명이 통과했다. 외부인사는 2명인데 KB금융 측은 해당 인사 측 요구로 명단은 비공개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이 윤종규 회장 체제에서 안정적 지배구조와 CEO 승계프로그램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내부출신 등용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우리·농협금융지주가 관료출신 수장을 맞았고 금융당국도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 후계수업 받아온 부회장 3인 유리한 고지... '영업통'이냐 '전략통'이냐

우선 내부출신 중에서는 현직 부회장단 3인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21년부터 부회장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양종희 부회장이 2021년 1월 가장 먼저 선임됐고 허인·이동철 부회장은 이듬해 1월 합류하면서 현재 3인 부회장 체제가 형성됐다. 부회장단은 각자 담당 사업부문이 있는데 매년 순환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
▲(왼쪽부터) 허인·양종희·이동철 부회장

우선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영업통' 허인 부회장이다. 허 부회장은 지난 1988년 장기신용은행 입행 후 줄곧 은행에서만 이력을 쌓았고 은행 영업그룹장을 역임한 '영업통'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4년 간 KB국민은행장을 역임하며 리딩뱅크로 도약시키는데 공을 세웠다. 

특히 재임기간 대형 시중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DLF사태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를 빗겨가며 강력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발휘한 점은 큰 공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비은행 영역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도 현재 순항하는 등 신규 먹거리 창출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장 재임기간에 추진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와 관련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동남아 최대 금융시장 진출이라는 성과와 함께 부실자산 증가로 인해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은행과 그룹에 재무적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허 부회장은 현재 보험 및 글로벌 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어 현안 담당이기도 하다.

가장 오랜기간 부회장을 맡고 있는 양종희 부회장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과거 은행과 금융지주에서 전략담당 업무를 주로 역임한 '전략통'으로 특히 KB금융그룹 내 최고의 인수합병(M&A) 사례로 거론되는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 인수 주역으로도 꼽힌다.

능력을 인증받은 양 부회장은 상무로 승진한지 1년 만에 지주 부사장에 임명됐고 이듬해 3월에는 KB손보 대표이사로 임명돼 만 4년 9개월 간 임기를 이어갔다. 특히 KB손보 대표 재임기간에 보장성 보험 판매강화, 내재가치(EV) 성장 등에 집중하면서 KB손보가 업계 빅4 위치에 견고하게 위치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KB금융그룹 부회장으로 영전한 양 부회장은 글로벌 및 보험총괄 부회장을 맡았고 현재는 개인고객·WM연금·SME 부문장을 역임하고 있다.

또 다른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이동철 부회장의 가장 큰 장점은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 경험이다. 이 부회장은 KB생명(現 KB라이프생명) 경영관리 부사장과 KB국민카드 대표 등을 역임했고 KB금융지주에서는 전략시너지총괄, 전략총괄 부사장 등 전략담당을 주로 거쳤다.

과거 ▲국민·주택은행 합병(2000년) ▲인도네시아 BII 인수(2003년) ▲외환은행 인수도전(2006년) ▲현대증권(現 KB증권) 인수(2016년) 등 그룹의 주요 M&A 작업에 참여할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내기도 했다. 

KB국민카드 CEO 시절에도 과거 신용판매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리스와 할부금융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인도와 캄보디아 등 소매금융업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KB국민카드의 총 자산은 취임 전이었던 2017년 말 기준 17조6583억 원에서 임기 만료 직전인 2021년 말 기준 27조3496억 원으로 4년 만에 10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타 경쟁자와 달리 다양한 비은행 계열사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 받았고 인수합병 등 전략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어 이 부회장 역시 강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 '다크호스' 박정림 대표 무시할 수 없어... 외부 인사는 깜깜이

부회장단 3명과 함께 내부출신으로 이름을 올린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가능성을 엿보는 시각도 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이면서 KB국민은행, KB증권 등 계열사에서 보인 경영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다크호스로만 볼 수 없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그룹 자본시장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박 대표는 미국 상업은행 체이스맨해튼에서 금융업을 시작하고 지난 2004년에 KB국민은행에 입사하면서 KB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약 20년 간 주로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성과를 내면서 입지를 다졌다. 
 

▲ 박정림 KB증권 대표
▲ 박정림 KB증권 대표

특히 지난 2019년 1월부터는 IB부문에 비해 WM부문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KB증권 각자 대표로 부임해 금융상품 자산을 크게 늘리고 초고액자산가 전담조직 및 자산관리센터를 개설하는 등 WM부문 확장에 나서면서 성과를 냈다. 

다만 박 대표가 현재 라임펀드 관련 금융당국 제재 확정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 2020년 11월 박 대표에 대해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지만 금융위는 유사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며 아직 최종 징계 수위를 내지 못한 상태다. 

한편 관심을 모은 외부인사 2명은 해당 인사들의 요청에 따라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과거 정부 관료출신 인사 합류설이 거론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특히 KB금융지주가 초대 황영기 회장부터 윤종규 회장까지 외부출신 인사가 줄곧 회장을 맡았고 강정원·임영록 전 회장의 경우 전직 관료였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우려가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정부 입김이 상대적으로 강한 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와는 달리 KB금융은 전체 지분의 70% 가량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어 앞선 회사와는 결이 다른 상황이다. 

특히 KB금융 노조 역시 1차 숏리스트 발표를 앞둔 8일 입장문을 밝히고 현 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낙하산 인사 선임을 반대한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외부출신 인사의 등용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KB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내∙외부 후보자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금융그룹 회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이 충분한 후보자들"이라며 "내∙외부 후보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