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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양종희·김병호로 압축된 차기 KB금융 대권... 후보별 경쟁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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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양종희·김병호로 압축된 차기 KB금융 대권... 후보별 경쟁력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8.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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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내부 출신 2명과 외부 출신 1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내부 출신 임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B금융은 수 년 전부터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지난 2021년부터는 부회장단을 운영하면서 그룹 내 다양한 사업부문을 맡기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후계 양성 프로세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 2020년 회장 후보 숏리스트 4명에 포함됐던 김병호 후보가 이번에도 숏리스트에 포함돼 경쟁력을 입증 받았다는 점도 의미있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오후 허인 부회장, 양종희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등 3명을 숏리스트 후보로 선정해 발표했다. 

◆ 리딩뱅크 우뚝 세운 허인·전략가 양종희 부회장 팽팽히 맞서

우선 내부 출신으로는 허인 부회장과 양종희 부회장이 2차 숏리스트에 올랐다. 1차 숏리스트에 유일한 여성 후보로 올라 화제를 모았던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아쉽게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허 부회장은 1988년 장기신용은행 입사 이후 커리어 대부분을 은행에서 보낸 전형적인 '뱅커'이면서 은행 영업본부장을 지낸 '영업통' 인사로 분류된다. 

허 부회장의 성과로는 KB국민은행장 당시 리딩뱅크로의 도약이다. 허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1월부터 4년 간 KB국민은행장을 역임하면서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으로 순이익 기준 1위 은행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 2019년 하반기 DLF 사태부터 시작된 사모펀드 사태에서 KB국민은행은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을 취급하지 않아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발휘한 점도 공으로 꼽힌다. 당시 경쟁 은행들은 PB센터와 금융복합점포를 통해 문제의 펀드를 판매한 바 있다. 
 

▲ 지난 2019년 10월 리브엠 서비스 출범식 당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허인 당시 KB국민은행장(맨 오른쪽)
▲ 지난 2019년 10월 리브엠 서비스 출범식 당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허인 당시 KB국민은행장(맨 오른쪽)

비은행 부문 진출을 위해 허 부회장 중심으로 진행된 알뜰폰 사업(리브엠)도 성과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10월 금융당국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출범한 리브엠은 통신과 금융 결합상품을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통신요금도 할인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은행권 비금융 사업 진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은행장 재임 시절 추진된 KB부코핀은행 대규모 부실의 경우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신남방 거점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를 추진했는데 부실자산 증가로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KB국민은행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수 차례 참여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KB부코핀은행이 최근 발표된 상반기 실적에서 2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KB부코핀은행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은 허 부회장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지는 변수다. 

양 부회장은 현재 KB금융 부회장단 3인 중에서 가장 오랜기간(2년 6개월)을 보낸 인물로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주로 재무와 IR 파트를 담당했다는 점에서 회계 전문가인 윤종규 회장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양종희 부회장의 최대 성과로는 KB손해보험의 손보업계 빅4 도약이 거론된다.
▲ 양종희 부회장의 최대 성과로는 KB손해보험의 손보업계 빅4 도약이 거론된다.

과거 KB금융지주 전략담당 업무를 맡았을 당시 추진된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 인수는 양 부회장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그는 인수 과정 뿐만 아니라 KB손해보험 초대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보장성 보험 판매강화, 내재가치(EV) 성장 등에 집중하면서 KB손보가 업계 빅4 위치에 견고하게 위치하는데 공을 세웠다. 

이후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영전한 그는 보험과 글로벌 부문을 담당하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한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은행 위주의 커리어를 쌓아온 허 부회장과 달리 비은행 부문에서도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비은행 비즈니스 다각화가 과제인 현 상황에서 유리한 구도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 김병호 후보... 이번에는 대권 달성할까?

내부 출신 2명의 부회장 못지 않게 주목을 받는 인물은 김병호 후보다. 김 후보는 경쟁사인 하나금융 출신이지만 KB금융과도 인연이 깊다.

김 후보는 1987년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뒤 통합 전 마지막 하나은행장을 지낸 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KB금융 회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4명의 숏리스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당시 윤종규 현 회장과 허인·이동철 부회장 등 내부 출신 후보 3명과 함께 외부 출신 인사로는 유일하게 외부 인사로 숏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김 후보는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 명단에도 포함되면서 지속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을 맡고 있는데 HD은행은 영업이익 기준 베트남 10대 은행에 속하고 민간은행 중에서는 5위권에 있는 현지 대형은행이다. 여전히 현직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KB금융이 지난 2014년 11월 부임한 윤종규 회장 체제에서 국내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내부 출신 회장 체제에서 성과를 거둬 KB금융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외부 인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김 후보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 회추위는 내달 8일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 3인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최종 회장 후보자를 확정한 뒤 오는 11월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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