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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회장 오른 '전략가' 양종희 부회장...비은행·글로벌 강화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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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회장 오른 '전략가' 양종희 부회장...비은행·글로벌 강화 특명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9.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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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전략가' 양종희 부회장이 최종 낙점됐다. 은행장 3연임과 지주 부회장을 역임한 허인 부회장이 다소 유리하리라는 관측이 빗나간 셈이다.

KB금융이 차기 수장으로 양 후보를 선택한 데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그룹 역량 강화 ▲글로벌·비금융 사업 강화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평가다. 
 

▲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에 오른 양종희 부회장
▲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에 오른 양종희 부회장

◆ KB손보를 알짜로 키운 양 후보, 비은행 다각화 적임자로 꼽혀

양 후보가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된데는 LIG손해보험(現 KB손해보험) 인수 및 KB금융그룹 계열사 편입 후 성장 과정에서 양 부회장이 보여준 성과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KB국민은행 입사 후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에서 주로 근무를 한 전형적인 '뱅커'였지만 지난 2008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긴 뒤 전략담당 부서에 주로 몸담으며 그룹 내에서도 '전략통'으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특히 지주 전략담당 임원 시절에 LIG손해보험 인수전을 전담하면서 보험 포트폴리오가 약한 KB금융이 인수하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고 이후 KB손보 초대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보장성 보험 판매강화, 내재가치(EV) 성장 등에 집중하면서 KB손보를 업계 빅4 위치로 올려놓았다.  

5년 간 KB손보 대표를 역임한 뒤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영전한 양 후보는 부회장 임기 첫 해 보험과 글로벌 부문을 담당하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한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와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진출 추진 역할도 맡았다. 

현재 K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은 약 40% 내외로 5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순이익 기준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보험·증권·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뒷받침된 결과다. 

양 후보가 은행장 경험이 없어 경쟁력에서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은행 실무를 모두 경험했고 비은행 자회사 CEO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 오히려 양 후보의 경쟁력을 돋보이게 한 결과로 풀이된다. 

회추위 측은 "양 후보는 KB손보 대표를 2016년부터 5년 간 맡으면서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지면서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했다. 

◆ 글로벌 사업 강화해야하는 KB금융... 해외 경험 적은 양 후보 극복할까?

다만 KB금융이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해외사업 경험이 적은 양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할 지도 관심사다. 

KB금융은 올해 6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총 자산 706조 원, 반기 순이익 2조9967억 원으로 자산규모와 수익성 모두 국내 1등 금융지주다. 

그러나 글로벌 사업에 있어 KB금융은 후발주자 위치에 놓여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현지은행 BCC 지분을 인수했다가 1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해외사업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웠고 그 사이 경쟁 은행들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과감한 영토 확장에 나서며 앞서나갔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국민은행 해외법인(금융업 법인 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7% 증가한 1140억 원으로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신한은행(2600억 원), 우리은행(1402억 원) 대비 여전히 낮다. 특히 해외법인 순이익 절반 이상이 미얀마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740억 원)에서 발생할 정도로 편중도 심한 편이다. 

KB금융은 동남아를 포함한 신흥국에서는 적극적인 M&A를 통한 영토 확장, 선진국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회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양 후보는 지주 부회장 임기 첫 해 보험과 글로벌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전체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총괄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글로벌 현장 근무 경험은 없다는 점에서 향후 그가 보여줄 글로벌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양 후보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럴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된 이후 오는 11월 중에 개최될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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