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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되자 보험료 인하 압박..."20년 넘게 적자 봤는데..." 보험사들 볼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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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되자 보험료 인하 압박..."20년 넘게 적자 봤는데..." 보험사들 볼멘 소리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3.09.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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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들의 ‘대표적 적자 상품’으로 꼽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흑자를 내자 금융당국이 내년 보험료 인하 압박에 들어갔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으로 누적된 적자가 수조 원에 이르는데다가 실제 손해율이 매달 악화되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MG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중소 손보사는 여전히 적자를 보고 있어 보험료 인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11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단순 평균 83.7%에 달했다.

자동차보험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4개사는 평균 77.8%를 기록했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80% 수준을 적자를 내지 않는 적정 손해율로 본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만큼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반기까지 추이를 지켜보되 누적 손해율이 80% 수준을 유지할 경우 보험료 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실적을 기초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하가 쉽지 않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데다가 최근 들어 흑자를 내긴 했지만 20년 넘게 쌓여온 적자를 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익은 5559억 원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형 손보사를 제외한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중소형 손보사, 하나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등 비대면 손보사는 여전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손해율도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8월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손해율이 개선된 곳은 11개 손보사 가운데 현대해상과 롯대손해보험 2곳에 불과했다.

MG손해보험은 104%가 넘었고, 하나손해보험도 90%를 돌파했다. 가장 낮은 메리츠화재도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악화된 수치를 기록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산업인데 대부분의 점유율이 대형사에 몰려 있어 중소형사는 큰 사고 하나만 나도 적자를 보게 된다”며 “이미 보험료를 내렸는데 추가 인하된다면 사업 철수를 고려하는 손보사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코로나 시절에는 이동량이 줄어 손해율이 나쁘지 않았지만 올해 꾸준히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손해율도 악화되는 추세”라며 “9월 연휴도 길고 나들이철 이동량 증가로 사고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는 터라 손해율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도 “올해 태풍 등 이슈가 있었지만 중소형사에 비해 대형사는 준비를 잘해 손해율이 나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10년 동안 낸 자동차보험 적자가 8조 원에 달하는 수준인데 보험료 추가 인하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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