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측은 현지시장을 단계적으로 진출하고 시장에 알맞는 성장전략을 추구한 것이 수익성 향상의 기반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은 25일 오전에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동남아 3국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지역이기도 하지만 우리은행이 20년 이상 진출한 경험을 가진 곳"이라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자본을 투자해서 키울만한 지역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올해 9월 말 기준 우리은행 전체 해외법인 중에서 동남아 3국 법인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46.6%에 달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법인까지 합한 5대 법인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 비중은 약 70%까지 상승한다.
동남아 3국 법인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가진 곳은 인도네시아법인 우리소다라은행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2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지난 2014년 현지 리테일 전문은행인 소다라은행을 인수 합병한 이후 자산은 2배, 순이익은 4배 이상 성장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윤 그룹장은 "소다라은행은 기존에도 상장 은행이었는데 기업과 개인, 한국기업과 한국고객의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춘 지금 생각해도 그런 좋은 매물을 만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성공적인 인수합병이었다"면서 "현재 갖춰진 것만으로도 가장 잘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앞서 언급한 동남아 3국 법인 외 지역에서는 뚜렷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법인과 러시아법인, 브라질법인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법인은 부동산금융이 현지에서 가장 큰 이슈로 중국 당국과 현지 은행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은행 법인은 관련 여신이 없고 중국법인 보유 여신의 97% 가량은 담보를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브라질과 러시아법인은 현지 사정으로 인해 우리은행도 성장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윤 그룹장은 "과거 브라질 국채를 국내 증권사들이 대거 투자권유를 했는데 10년 가까이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절반 가까이 평가절하되면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지 않는 상황"이라며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발발 이후 여신 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들고 일부 지점에서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와 선진국 시장 외에 새로운 돌파구로 폴란드와 중동 지역을 꼽았다. 공교롭게 폴란드는 기존 국내 기업들과 더불어 최근 방산산업 수요가 늘고 있고 중동지역은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대형 이벤트가 발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지점 설립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중동지역은 사우디와 인접한 바레인과 두바이 지점을 거점으로 중동지역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폴란드는 지점으로 승격시켜 국내기업의 무기수출 확대에 따른 현지금융 수요에 신속적으로 대응하고 중동지역은 바레인의 경우 네옴시티 관련 인프라금융, 두바이지점은 전통적인 기업금융을 강화할 방침이다.
윤 그룹장은 "사우디는 경제 부국이지만 금융을 왕실에서 관할하는 시스템으로 주로 왕실과 합작은행 형태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면서 "바레인은 역외금융만 가능하지만 법인세가 없는 지역이고 두바이는 새로운 시장 진출 가능성을 보고 2014년에 사무소를 설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