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각번호 '4'는 좁은 케이지에 가둬 기른 닭이 낳은 달걀을 의미하고, '1'은 방목된 닭에서 얻은 달걀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케이지에서 기른 닭이 낳은 달걀인데 1등급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과대 광고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말 이 씨의 주장처럼 케이지에서 나온 달걀은 1등급이 될 수 없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겉포장에 쓰인 품질 등급과 달걀껍데기에 표시되는 난각 번호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등급은 달걀의 품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난각번호는 품질과 무관하게 산란일, 농장, 사육환경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달걀 품질은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에 따라 1+등급과 1등급, 2등급으로 구분한다.
등급은 작업자들이 △육안으로 달걀껍데기의 모양, 상처의 유‧무, 결함을 평가하는 '외관판정'과 △빛을 비춰 노른자의 상태, 껍데기 실금 등을 평가하는 ‘투광판정’ △달걀을 깨뜨려 노른자와 흰자의 상태, 높이를 측정하는 ‘할란판정’을 통해 정해진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각 판정을 거치면서 달걀이 각각 A‧B‧C‧D급으로 나뉘게 된다. 1+등급 달걀은 A급이 70% 이상, B급 이상이 90% 이상이면 받을 수 있다. 1등급은 B급 이상이 80% 이상이고 D급이 5% 이하여야 한다. 2등급은 C급 이상이 90% 이상을 넘기면 된다.
달걀껍데기의 '난각번호'는 어느 농장, 어떤 사육 환경에서 언제 산란이 됐는지 정보를 표시한다.
지난 2022년 1월 이력번호가 폐지되고 달걀껍데기에 생산정보를 표시하는 난각표시제로 일원화 됐다. 현행 난각번호 10자리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다. 앞의 숫자 4자리에는 산란일자, 가운데 알파벳과 숫자가 섞여 있는 다섯 자리 코드는 생산자 고유번호, 마지막 숫자 한자리는 사육환경에 따른 번호다.
사육환경이 자연 방사면 ‘1’, 축사 내 평사면 ‘2’, 개선된 케이지는 ‘3’, 기존 케이지는 ‘4’다.
소비자들은 1등급 달걀이 방사 사육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것으로 오인하는 셈이다. 사육환경이 '4'인 달걀로 얼마든지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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