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한미그룹, “신주 발행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R&D 재원확보”
상태바
한미그룹, “신주 발행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R&D 재원확보”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4.02.21 2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미그룹이 OCI그룹과의 통합 과정에서 2400억 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아들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신청의 심문이 지난 21일 오후 수원지방법원(제31민사부, 재판장 조병구)에서 진행됐다.

소송에서 임 사장 측은 신주발행이 경영상 목적을 내세우고 있으나 사실은 송영숙 회장 측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고 임 사장 측을 경영권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미그룹은 “신주발행 결의 전까지 송 회장과 임 사장 사이 경영권 분쟁이 존재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대안 제시도 없이 그룹의 성장을 방해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이번 신주발행을 통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500억 원 상당의 단기차입금 일부를 변제하고 R&D 재원 확보 및 사업 다각화, 해외사업망 구축 등 경영상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미그룹은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한미사이언스의 유동성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4.9%이고 한미약품도 50%에 불과해 유동성 비율이 100~300%에 이르는 경쟁사 대비 취약했다.

또한 2020년 매출액 대비 21%에 이르던 R&D 투자는 2022년 13.4%까지 급감해 재원 확보가 절실했다.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으로 OCI그룹 산하 제약회사인 부광약품과의 시너지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OCI그룹의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망 확대, 설비 및 시스템 투자 등 다방면으로 자금 투입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그룹은 이번 신주발행결정 이전에 이미 경영권 분쟁 상황이 존재했다는 임 사장 측의 주장도 강하게 부인했다.

한미그룹은 고 임성기 창업주가 타개한 직후 공동상속인들의 상속재산분할협의 과정에서 송 회장이 자녀들 대비 2배의 지분을 상속받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임종윤 사장은 2020년 8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도록 했고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을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임기가 만료되는 송영숙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을 포기하고 모친의 재선임에 찬성했다는 것은 송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동생인 임주현 사장은 본인도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 대출을 받아 임종윤 사장에게 수백억 원대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여했고 현재까지도 위 대여금을 회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이라면 과연 임주현 사장이 임종윤 사장에게 거액의 자금을 무담보로 대여했겠는가”라며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는 임 사장 측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한미그룹은 상속세 납부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OCI그룹에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는 임 사장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미그룹은 송 회장 등은 본인들이 가진 구주 양수도를 통해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한 것이며 송 회장 등이 OCI그룹이 아닌 다른 누구에게 주식을 매각했더라도 한미그룹 입장에서는 이와 별개로 유동성 확보와 경영상 당면 과제 해결이라는 고유의 경영 목적 달성을 위해 추가적 자금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측이 회사가 처한 재무적인 어려움을 외면한 채 대안 제시도 없이 법적 조치까지 취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이 자금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소수주주들에 기대어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를 시행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방안”이라며 “고금리 상황에서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신주발행을 통한 OCI그룹과의 제휴는 한미약품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임종윤 사장 측이 유동성 문제 해결과 R&D 명가 재건을 위한 회사의 노력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