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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 10개 중 9개는 여전히 '매수'...금융당국, 개선한다더니 반 년째 '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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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 10개 중 9개는 여전히 '매수'...금융당국, 개선한다더니 반 년째 '감감'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4.05.0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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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사의 매수 일변도 리서치 보고서 발간 관행 개선을 위해 구성한 태스크포스(T/F)가 지난해 10월 종료되고 7개월이 지났지만 어떤 결론도 나오지 않아 시간 끌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증권사 리포트의 매수 의견 남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T/F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은 매수 의견이 대다수인 증권사의 종목 리포트 발행 관행을 개선하고자 3월부터 10월까지 '리서치관행 개선 T/F'를 운영하고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청취해 왔다.

해당 T/F에서는 증권사 리서치 부서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현재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에 속한 독립리서치사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증권사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당국은 리서치부서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 예산배분, 공시방식 개선 및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서치관행 개선 T/F'가 종료된 지 반년이 넘었음에도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발표된 '2024년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에도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신뢰성·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은 담겨 있지 않았다. 2023년도 업무계획에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 체계 개선, 독립 리서치회사 제도 도입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던 것과 대조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동산 PF 리스크,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 등 다른 현안 처리로 인해 리서치 보고서 신뢰 개선 방안 마련이 미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비자·투자자와 연관이 깊은 이슈가 산적한 상황이어서 증권사 리포트 관행 개선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동안 증권사의 '매수 일색' 리서치 보고서 관행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20대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매도' 의견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중립(보유)' 역시 10.1%에 그쳤다. 반면 '매수' 비중은 89.7%에 달했다.

20대 증권사 중에서는 교보증권의 매수 리포트 비중이 98.5%로 가장 높았으며 한화투자증권이 95.2%, 키움증권이 95.0%로 뒤를 이었다.

다만 삼성증권은 매수 의견이 77.6%에 그쳤고 하나증권·한화투자증권·신영증권·BNK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 등은 일부 리포트에서 매도 의견을 표했다.

금융당국은 '리서치관행 개선 T/F'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T/F에서 논의한 내용 중 어떤 부분을 채택하고 개선해 나갈지에 대해 금융당국 내부적으로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아직 개선 방안에 대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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