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최첨단 설비를 갖춘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와 항공의료센터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는 “1990년대 말에 좋지 않은 사고 등이 발생하면서 안전운항에 모든 것을 포커싱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안전을 위해 많은 것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안전보건 총괄 유종석 부사장은 “1990년대 말 이후 약 20년간 무사고를 이어오다가 지난 2022년 일어난 세부 활주로 이탈 사고를 계기로 놓친 것이 없는지 다시 점검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해저드 리포트’를 통해 위해 요인이 식별되면 1차 위험도 평가를 한 뒤 리스크 경감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경감책을 운영하면서 효용성이 있는지 모니터링 해 성과 평가를 하는 식으로 위해요소를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안전 정책의 핵심이 바로 ‘항공안전전략실’이다. 항공안전전략실에서는 안전정책과 목표를 수립해 대한항공의 안전관리시스템을 체계화하고 명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안전 성과지표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1만 비행편 당 1.53 이하를 목표로 했는데, 지난해에는 1.08이었다. 대한항공은 올해는 1.45 수준으로 목표를 상향했다. 대한항공은 안전 증진을 위해 안전장려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목표치인 14.6 미만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이 기준도 올해 12.5 미만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OCC는 운항 예정이거나 운항하고 있는 비행편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대한항공 본사 A동 8층에 있는 OCC는 330평 공간에 11개 부서 전문가 240여 명이 근무한다. ‘지상의 조종실’인 OCC는 24시간 3교대로 운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최신식 설비를 갖춘 OCC를 새로 열었다.
OCC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161대가 39개국 110개 도시에 무사히 도착할수록 운항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한다. 대한항공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항공기 400여 편을 운항한다.
OCC에는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이 있고 가운데 있는 가장 큰화면에 현재 운항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왼쪽에는 방송 뉴스를 통해 테러나 재난 자연재해 등 이슈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포‧인천국제공항의 지상 트래픽과 램프 운영 현황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OCC에는 안전 관련 운항관리센터(FCC)와 정비지원센터(MCC), 탑재관리센터(LCC)가 있고, 고객서비스 관련 네트워크운영센터(NOC) 등 4개 센터가 모여 있다. 이번 리모델링으로 정비지원센터가 OCC에 합류했다.
이영식 통제전략팀장은 “최근 이슈가 됐던 난기류에 대비해 비행 계획 단계에서 난기류 지역을 회피할 수 있도록 비행계획을 수립한다”며 “IATA에서 운영하는 난기류 플랫폼에 가입해 운행중에도 전세계 26개 항공사들과 난기류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OCC에서는 실제 운항중인 항공편의 기장과 위성전화로 연결해 상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운항관리사 김성진 차장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22일 미국 뉴욕 존 F. 캐네디 공항을 출발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KE082편 기장과 위성전화를 통해 현재 난기류의 상황을 공유하고 현재 운항 고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정비격납고에서는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진다. 정비격납고에서 항공기 엔진 부품을 자체적으로 수리할 수도 있다. 운항점검정비공장 부공장장 김일찬 수석은 “1976년부터 엔진의 수리와 오버홀 중정비를 해왔다”며 “지금까지 엔진 중정비만 4000대 이상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항공의료센터는 승무원과 임직원의 건강관리를 책임진다. 운항 승무원과 객실 승무원은 법령상 신체검사를 하게 돼 있는데, 운항 자격증을 받는 것처럼 상세한 검사를 통해 신체검사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최윤영 항공의료센터장은 “조종사의 경우 눈이 중요하다 보니 눈에 관련된 검사가 많다”고 설명했다.
불규칙한 스케줄 근무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승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면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 심리상담실 ‘휴클리닉’을 통해 임직원에게 심리 상담도 제공한다.
운항 중 기내안전은 ‘객실훈련센터’에서 맡는다. 지난 2003년 개관한 객실훈련센터는 실제상황과 같은 훈련을 할 수있도록 보잉 747등 항공기 동체 일부와 똑같은 모형시설을 갖추고 있다. 객실 승무원들은 이 곳에서 항공기 문 작동 실습과 비상사태 대응 훈련, 비상장비 실습 등 다양한 상황에 맞는 대처법을 배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대비해 안전기준을 맞출 준비를 하고 있다. 종합통제본부 부본부장 겸 통제운영부 담당 이승용 상무는 “안전분야 통합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수준을 대한항공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