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은행들은 금융지주 관계사 내에서 제한적 제휴에 그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경쟁 은행 관계사와도 협업 상품을 내놓는 등 제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4일 선보인 '한달적금 with 배라'가 출시 50시간 만에 누적 계좌 개설수 10만좌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한달 적금' 첫 제휴 상품으로 매일 최대 3만 원을 한 달간 납입할 때마다 배스킨라빈스 할인 쿠폰이 제공되는 상품으로 2030 고객이 전체 가입자의 47%에 달했다.

'한달 적금' 외에도 카카오뱅크의 대표적인 이종 업권 협업 상품은 '26주 적금'이 대표적이다. 26주 적금은 지난 2018년 6월에 처음 선보였는데 지난 2020년 8월부터는 타 업권과 제휴를 통해 '파트너 적금'도 함께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시작으로 최근 현대백화점그룹까지 총 14개 업체와 제휴를 맺고 파트너 적금을 선보였다. 제휴사도 대형마트, 편의점, 콘텐츠 등 개인고객 생활과 밀접한 사업자들이다. 결과적으로 파트너 적금의 누적 발급좌수는 올해 1분기 기준 500만좌를 넘어섰다.
예·적금 상품을 제외하고도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뱅킹앱이지만 태생부터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타 업권 및 경쟁사와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증권연계계좌와 제휴카드가 대표적이다.
증권연계계좌는 현재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8곳과 제휴를 맺었고 1분기 말 기준 누적 677만좌를 달성했다.
제휴 신용카드의 경우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5개사와 연결되어있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와 상업자전용신용카드(PLCC) 상품개발 및 공동 마케팅 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내년 상반기 중에 PLCC 카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 지난해 말 모바일 쿠폰 중고거래 제휴사 '기프티스타'와 손잡고 선보인 '쿠폰 사고팔기'와 최근 널리소프트가 운영하는 세금조회서비스 '쎔(SSEM)'과 제휴를 맺고 선보인 '간편 세금조회·신고서비스'도 이종업권과의 제휴 사례로 꼽힌다. 이 중 모바일쿠폰 중고거래는 오픈 4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최근에는 카카오뱅크 자체적으로 브랜드쿠폰 판매 서비스도 열었다.

경쟁사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증권연계계좌 등 제휴상품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카카오뱅크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로는 폭 넓은 고객 기반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누적 회원수는 2360만 명으로 국내 경제활동인구(약 2962만 명)의 79.7%에 달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매 분기 50~70만 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되는 등 성장세도 여전히 가파르다.
1분기 기준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도 약 1800만 명으로 국내 모바일뱅킹 앱 중에서 가장 높다. 카카오뱅크 다음으로 MAU가 높은 앱은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으로 약 1240만 명으로 격차가 꽤 크다.

각종 제휴가 이어지면서 수익 창출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수수료 수익(Fee)과 플랫폼 수익은 각각 502억 원과 21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3억 원, 31억 원 늘었다.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외환상품 '달러박스'에도 이종업권 제휴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환전에 집중된 타 은행 외환상품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달러화' 하나에 집중하는 다른 선택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제휴사들이 많아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품 구조이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 주식이 가능한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해외주식계좌 개설을 하거나 유통사 플랫폼을 통한 직구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의 금융생활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혜택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