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화되면서 금리인하라는 방향전환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됐지만 외환시장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 등 위험요인이 많아 금리인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유보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4%로 안정 추세를 보인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고 현 상황은 많은 진전이 있어 차선을 바꾸고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다만 언제 방향을 전환할지는 외환, 수도권 부동산 시장 등 위험요인이 많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이 금통위원 전원 일치 결정이라고 밝혔다. 포워드 가이던스 차원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간 현 수준(3.50%) 유지를 제시했고 나머지 2명은 금리인하 가능성 논의를 밝혔다.
이 총재는 "현 수준 유지를 제시한 4분은 인플레이션 안정 등 진전이 있었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금융안정이 미칠 상황을 점검해봐야한다고 판단했다'면서 "나머지 2분은 물가상승률이 많이 낮아져 금리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환경이 조성되었고 다만 가계부채 상황을 논의해야한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금리 동결은 물가는 크게 안정되고 있지만 환율과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 등의 요인으로 충분한 검토 이후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은 기준금리 산정에 중요 요인 중 하나인 물가는 올 들어 잡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6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2%를 기록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0%으로 내려가는 등 물가 상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급등했던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들어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급증하면서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조4000억 원 증가했는데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6조1000억 원에 달했다.
한편 한은 기준금리 동결이 장기화되면서 시장에 주는 피로감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은은 복합적이고 균형적 시각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2.4%까지 낮아진 성과는 고통스럽지만 고금리 유지 통화정책이 기여한 바가 크다"면서 "금리인하의 시기는 복합적 요인을 균형적 시각에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보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