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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차기 수협은행장, '금융지주사 전환' 어깨 무거워...세대교체 물갈이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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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차기 수협은행장, '금융지주사 전환' 어깨 무거워...세대교체 물갈이도 주목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9.2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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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이 2016년 신경분리 이후 사상 처음으로 은행장 후보 선출을 '재공모 절차' 없이 마무리지은 가운데 후보로 내정된 신학기 수석부행장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가 전략·영업통인 신 후보를 발빠르게 내정한 것은 '금융지주사 전환'이 1년 반 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은행장 후보 6명 중 신 후보가 박양수 후보와 더불어 가장 젊은(1968년생) 후보였다는 점에서 은행장 교체로 인해 조직 내부의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 차기 수협은행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신학기 수석부행장
▲ 차기 수협은행장 최종 후보로 내정된 신학기 수석부행장

수협은행 행추위는 지난 24일 신 수석부행장을 차기 수협은행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지난 8월 29일 후보 공모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은행장 최종 후보가 나온 셈이다.

수협은행은 신경분리 이후 앞선 3번의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재공모'를 거듭하는 파행을 겪었다. 지난 2017년과 2020년 공모 당시에는 재공모와 재재공모까지 이뤄졌고 가장 최근이었던 2022년 공모 당시에도 재공모를 거쳐 강신숙 현 행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받았다.

이는 수협은행장 후보 선임 권한을 쥔 행추위 구성이 정부 추천 인사 3명(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과 수협중앙회 추천 인사 2명 등으로 이뤄져 정부와 수협 측 의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은행장 공모는 재공모 없이 행추위 내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신 후보를 추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진 셈이지만 수협은행이 마주한 경영환경이 그만큼 녹록치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협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금융지주사 전환'이다. 강신숙 행장은 취임 직후였던 지난해 1월 금융지주사 전환 로드맵을 발표하며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지주사 설립을 약속했지만 1년 반이 지난 현재 금융지주사 전환의 첫 단계인 비은행 자회사 인수조차 성과를 내지 못했다.
 

▲ 지난해 초 수협은행이 제시한 금융지주사 전환 로드맵.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예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행되지 못했다.
▲ 지난해 초 수협은행이 제시한 금융지주사 전환 로드맵.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예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행되지 못했다.

신 후보 역시 금융지주사 전환의 핵심인 '비은행 M&A' 전략을 담당하는 'M&A실'이 그의 산하에 있을 정도로 금융지주사 전환에 깊숙하게 관여돼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4년 가까이 은행 전략과 재무를 총괄하는 수석부행장을 역임한 점에서 경영전략의 연속성을 이어갈 적임자라는 평가도 공존하고 있다. 김진균 전 행장과 강신숙 행장 체제에서 은행 2인자인 수석부행장을 지냈지만 은행장 연임과 상관없이 자리를 지킨 점이 대표적이다. 

행추위가 금융지주사 전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현 경영진 중 한 명인 신 후보를 낙점한 만큼 신 후보 역시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과감한 비은행 M&A를 비롯해 금융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행추위가 신 후보를 낙점한 배경으로 '세대교체'에 대한 메시지를 강하게 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 후보는 1968년생으로 은행장 후보군 6명 중에서는 박양수 후보와 더불어 연령이 가장 낮고 1961년생인 강신숙 행장과는 7살 차이다. 신 후보가 올해 말 은행장 부임 시 국내 은행장 중에서는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1973년생)를 제외하면 가장 젊은 은행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현재 수협은행 부행장급 이상 경영진도 1966~1968년생을 구성되어있다. 신 후보를 제외한 5명 중 3명이 올해 말 임기만료가 예정되어 있어 큰 폭의 세대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금융당국 지배구조 모범규준 적용 후 첫 CEO 선임 사례라는 점에서 내부출신이면서 4년 간 수석부행장을 역임해 은행 내부를 잘 아는 신 후보를 안전하게 선택한 것으로도 보여진다"면서 "공적자금 상환 이후 관 출신들의 입김과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도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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