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ETF에 강점을 가진 삼성자산운용이 매달 점유율을 확대한 반면, 해외 주식 ETF에 주력해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포인트에 못 미쳤던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가 이달 들어 4.7%포인트까지 확대됐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규모는 5월 20일 기준 197조1510억 원으로 지난해 말 170조1764억 원 대비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장 종목 수는 987개로 지난해 말 935개 대비 52개 늘었다.
삼성자산운용이 76조115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6조8654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두 회사의 순자산규모 차이는 지난해 12월 3조6000억 원에서 최근 9조14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12월 말 2.1%포인트에서 △1월 말 2.4%포인트 △2월 말 2.8%포인트 △3월 말 3.6%포인트 △4월 말 4.6%포인트로 꾸준히 확대됐다. 이달 20일 기준으로는 전월과 같은 4.6%포인트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순자산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순자산은 66조2508억 원에서 올해 5월20일 기준 76조115억 원으로 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도 38%에서 38.6%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자산운용이 해외형 ETF를 잇달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 데다 증시 변동성 확대 속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형 ETF로 자금이 몰린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점유율 확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12일과 13일에 연달아 미국, 중국 등 기술 패권국 중심의 ETF를 상장했다.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와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ETF가 대표적이다. 특히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25.46%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의 대표적 채권형 상품인 ‘CD금리액티브(합성)’는 총자산 8조3315억 원으로 국내 CD금리액티브 ETF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위는 KB자산운용의 ‘CD금리액티브 ETF’로 1조827억 원이다.
또 다른 채권형 상품인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작년 9월 상장 이후 9개월 만에 순자산 6조를 돌파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형 상품 출시와 함께 각종 이벤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 증시가 주춤한 상황에서 채권 관련 ETF의 강점이 부각되며 자금이 몰린 것이 순자산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 규모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해 12월 말 62조6431억 원에서 올해 5월20일 기준 66조8654억 원으로 6.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36.1%에서 33.9%로 2.2%포인트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 강점인 미국형 ETF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목표로 중국 기술주 등 다양한 유형의 ETF를 하반기에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3일 중국 테크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차이나테크TOP10 ETF’를 신규 상장했다. 또한 지난 4월22일 신규 상장한 ‘머니마켓액티브 ETF’는 상장 약 3주 만에 순자산 3000억 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특히 차이나테크 관련 ETF는 중국의 기술력과 중국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 수혜가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