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낮아진 것이 주원인이지만, 금융당국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고신용자 중심의 선별 대출에 나선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신규 취급 기준 국내은행 17곳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KB국민은행이 3.99%로 가장 낮았고 전북은행이 12.01%로 가장 높았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4.63%에서 올해 6월 3.99%로 0.64%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3%대 금리를 기록했다.
금리인하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5.49%였지만 올해 6월 기준 4.1%를 기록해 반년만에 신용대출 금리가 1.39%포인트나 하락했다.
조사대상을 전체 은행으로 넓히면 케이뱅크가 9%에서 5.15%로 3.85%포인트 하락했고 제주은행이 7.54%에서 4.92%로 2.62%포인트 떨어지며 금리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중·저신용자 중심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밀고 있는 전북은행은 6월 말 기준 12.01%를 기록하며 타행 대비 2~3배 가량 금리가 더 높았다. 작년 말 11.13%와 대비해서도 0.88%포인트나 올랐다.
전북은행은 '1.5 금융'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전략적으로 1금융권에서 탈락한 중저신용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내세워 평균 금리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북은행의 외국인 대출 취급액은 월 700억 원 이상으로 외국인 대출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올 들어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낮아진 데에는 대형 시중은행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도가 높은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을 확대한 영향이 있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17개 은행의 신용대출 취급 평균 신용점수는 917.7점으로 지난해 12월 말 890.9점 대비 16.8점 상승했다. 특히 5대 시중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평균 신용점수는 920점에서 940.8점으로 20.8점이나 상승했다.
평균 신용점수가 가장 높은 은행은 SC제일은행으로 6월 말 기준 974점에 달했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946점과 945점, 수협은행도 942점을 기록했다. KCB 기준 신용등급 1등급이 942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4개 은행에서는 신용등급 1등급 고객 수준의 신용등급으로만 신용대출 취급이 가능했다.
또한 올 들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이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되면서 오히려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주담대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았고 은행들은 리스크가 덜한 고신용자 중심의 신용대출 영업을 확대해 금리를 인하한 것이다. 실제 지난 5월에는 5대 은행 금융채 5년물 기준 주담대 금리가 연 3.69~5.09%로 상단이 0.15%p 높았다.
이 외에도 올 들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인하하면서 대출금리에 일부 반영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예상에 맞춰 고신용자 중심의 저금리 신용 대출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담대 금리는 가계대출규제 강화로 일부 은행에서 발생한 금리 역전 현상이 3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