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앞으로 5년 동안 연구개발을 포함해 총 450조 원을 국내에 투입한다. 지방 거점 중심의 첨단산업과 AI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같은 기간 신규 인력 6만명을 채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삼성전자(대표 전영현)는 평택캠퍼스 5라인 공사를 본격화해 반도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관련 인프라 개선 작업도 병행한다. 삼성전자는 5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와 글로벌 공급망에서 평택의 전략적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달 초 인수를 마친 플랙트그룹의 국내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해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부지는 광주광역시 일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삼성SDS(대표 이준희)는 전남 지역에 국가 컴퓨팅센터를, 경북 구미에는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 삼성SDI(대표 최주선)는 울산을 차세대 전고체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그룹은 과거에도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21년에는 3년간 240조 원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사업에 투입하고 직접 고용 4만 명, 간접 고용 56만 명 창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당시 삼성은 14나노 이하 D램,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집중하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기존 투자를 조기 집행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바이오사업 역시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는 구상 아래 인천 송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존림) 4공장을 건설해 완공 시 생산능력을 62만ℓ까지 확대할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CDMO(위탁개발생산)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였다.

특히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서만 향후 600조 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 급증과 공정 첨단화로 당초 계획 대비 투자비가 크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는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함께 8600억 원 규모의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구축하고 있다.
트리니티 팹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조성 중인 첨단 반도체 개발용 미니 팹으로, 소부장 기업이 개발 제품을 실증 테스트하고 양산성을 검증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비영리 재단 법인 형태로 운영되며 협력사뿐 아니라 연구기관, 학계, 스타트업 등 다양한 참여 주체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SK텔레콤(대표 정재헌)과 SK브로드밴드(대표 박진효)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오는 2027년 상업 가동 시 100메가와트(㎿) 규모로 운영돼 동북아 AI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프로젝트에만 수조원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SK는 오픈AI와도 서남권 지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는 직전 5년간 국내 투자 규모인 89조1000억 원을 뛰어넘는 최대 규모다.
투자 분야는 ▲AI·SDV·전동화·로보틱스·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50조5000억 원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투자에 38조5000억 원 ▲경상투자에 36조2000억 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중장기 투자는 그룹 성장동력 확보와 더불어 AI·로봇 산업 육성, 그린 에너지 생태계 조성,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서 한국의 위상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하는 대미 관세 전액을 지원하는 등 협력사 상생 정책도 확대할 계획이다.
LG그룹은 향후 5년간 100조 원을 국내에 투입하고, 이 중 60%를 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충에 배정한다.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 조선·방산 분야에 약 11조 원을 집행한다. HD현대는 에너지·로봇 등 신사업에 8조 원, 조선·해양 분야에 7조 원을 포함해 총 15조 원을 투자한다.
HD현대는 지난 9월 향후 5년간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투자 발표로 채용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셀트리온(대표 기우성)은 인천 송도와 충북 오창, 충남 예산 등에 3년간 약 4조 원을 투입해 바이오 생산시설 강화에 나선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