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제시한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 12조 원 이상의 70%가량을 5개월 만에 채웠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도시정비사업 10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치 재경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총회 참석 조합원 1016명 중 599명의 지지표를 얻어 398표를 받은 DL이앤씨를 제쳤다. 기권·무효는 19명이었다. 현대건설은 참석 조합원 기준 약 59%의 지지를 받았다. 유효표 기준으로는 약 60%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공사비는 1조4960억 원 규모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시했다.

이번 수주로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8조1434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 25일 압구정3구역을 확보하며 누적 수주액 6조6474억 원을 기록한 지 닷새 만에 8조 원 선을 넘어섰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로 12조 원 이상을 제시했다. 압구정5구역 수주로 목표 달성률은 67.9% 수준까지 올라섰다. 남은 기간 핵심 사업지 추가 수주 여부에 따라 지난해 세운 10조5105억 원 기록을 다시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장위15구역을 확보하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0조5105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 도시정비사업 연간 수주액 10조 원을 돌파했다. 이전 최고 기록 역시 2022년 현대건설이 세운 9조3395억 원이었다.
올해는 상반기가 끝나기 전 8조 원대에 올라섰다. 지난해 최고 기록과의 격차는 2조3671억 원 수준이다. 하반기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 결과에 따라 2년 연속 역대 최고치 경신도 가능해졌다.
압구정 일대 수주 성과가 올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압구정2구역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압구정3구역과 압구정5구역 시공권을 잇따라 따냈다. 압구정3구역은 공사비 5조5610억 원 규모로 단일 도시정비사업 기준 역대 최대 사업지다. 압구정5구역까지 더하면 올해 압구정에서만 7조570억 원 규모를 확보한 셈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서 ‘압구정 현대’ 정통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압구정2·3·5구역을 하나의 브랜드 생활권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공한 이력도 강조했다. 1970년대 강남 개발과 함께 압구정 주거 문화를 만든 건설사가 다시 압구정 재건축을 맡는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상품성도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전 세대 한강 조망을 겨냥한 240도 파노라마 구조와 17m 하이 필로티, 3m 우물천장 설계 등을 제안했다. 단순 조망 확보보다 개방감과 층고, 외관 상징성을 묶어 하이엔드 주거 상품성을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연계도 수주 전략에 포함됐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에 로보틱스 기반 주거 서비스를 제안했다. 배송과 보안, 차량관리, 안전관리 등에 로봇 기술을 적용하고 DRT와 나노모빌리티를 통해 압구정2·3·5구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사비와 금융 조건도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1조4960억 원 규모의 올인원 공사비를 제안했다. 특화 설계와 커뮤니티 상품, 대안설계 인허가 비용, 공사비 검증 비용, 커뮤니티 운영 비용 등을 포함하는 방식이다. 금융 조건으로는 확정 금리와 이주비 지원, 추가 분담금 납부 유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건설은 압구정 내 기존 수주 이력과 브랜드 연속성, 그룹 기술 연계, 하이엔드 상품성을 앞세워 조합원 표심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도 굳히는 분위기다.
앞서 현대건설은 경기 군포 금정2구역 재개발, 서울 영등포구 신길1구역 공공재개발,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등을 확보했다.
GS건설(대표 허윤홍)도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빠르게수주고를 쌓으며 현대건설을 뒤쫓고 있다. GS건설은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와 부산 광안5구역 등을 잇따라 확보하며 지난달 말 한때 도시정비 수주 선두에 올라섰다.
GS건설은 올해 서울 송파한양2차, 개포우성6차,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 서초진흥아파트, 부산 광안5구역 등 5개 현장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모두 단독으로 수주한 사업장이다. 누적 수주액은 4조7052억 원으로 집계된다.
GS건설도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8조 원으로 제시했다. 군포 금정4구역과 용인 수지삼성4차 재건축은 시공권 확보가 유력한 사업지로 거론된다.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도 향후 수주액 확대 변수로 남아 있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 오세철)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삼성물산은 총회 참석 조합원 399명 중 238명의 지지표를 얻어 159표를 받은 포스코이앤씨를 제쳤다. 기권표는 2표였다. 삼성물산은 참석 조합원 기준 약 59.6%의 지지를 받았다. 유효표 기준으로는 약 60%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로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을 3조2480억 원으로 늘리며 기존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신반포19·25차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예정 공사비는 약 4434억 원 규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가 각각 ‘래미안 일루체라’와 ‘더 반포 오티에르’를 제안하며 맞붙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