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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다음커뮤니케이션 인수설이 다시 고개들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포털업체인 다음 매각설은 끊임없이 시장에 흘러나왔다. 다음 측은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KT의 다음 인수설이 다시 시장에 나오는 이유는 왜일까.
다음 매각설은 지난해 가을 다음의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자 더욱 증폭되고 있다. 최근 가장 강력한 인수주체로 떠오른 곳은 통신업체인 KT. 특히 SK텔레콤이 정부로부터 하나로텔레콤 인수인가를 받자 다음 인수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KT의 다음 인수에 관한 구체적인 정황까지 시장에 나돌고 있다.
이재웅 전 대표 측근에 따르면 “얼마전 이 전 대표가 직접 지분을 넘기는 것을 KT에 제안했으며 이 대표가 환경 NGO 활동에 관심을 쏟는 등 포털사업에 마음이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디앤샵, 다음다이렉트보험 등 계열사 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였다는 것도 인수설에 무게를 실어준다. 현재 다음의 시가총액은 약 1조원. 이 전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18.72%다. 시장에서 추산되는 다음 인수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5000억원 정도다.
업계에서는 KT의 다음 인수가 그 어느때보다 현실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 시장 상황에서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양측에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
KT는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SKT와 전면전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이동통신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는 SKT는 이번 인수로 유ㆍ무선시장에서 시너지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미 위성 DMB사업자인 TU미디어, 인터넷업체 SK커뮤니케이션즈를 보유한 SKT는 인터넷TV(IPTV)를 비롯해 휴대전화ㆍ집전화ㆍ초고속인터넷 등을 모두 갖췄다. 또 오픈마켓 ‘11번가’로 e-커머스에도 진출했다.
KT도 SKT에 맞서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집전화ㆍ초고속인터넷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가진 KT도 IPTV(메가TV)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KT에 유독 약체로 꼽히는 부문이 포털. 자회사인 KTH의 포털 파란이 있지만 만년 하위권이다. 이에 인터넷포털 강화는 KT의 해묵은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벌인 SKT가 싸이월드와 메신저 ‘네이트온’을 거느리고 유ㆍ무선 포털 사이트로 발 빠르게 변모하고 있기 때문에 KT도 변신이 시급하다”며 “대항마로 어느정도 지배력이 있는 다음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측은 인수설에 대해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2위업체인 다음 역시 생존을 위한 변화가 그 어느때보다 목마르다. 현 구도에서는 1위 네이버와의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할 뿐더러 통신공룡 SK가 뒤에 있는 SK컴즈도 위협적인 상대인 것.
업계 관계자는 “유ㆍ무선 통신과 인터넷이 통합되는 추세에서 IPTV, 와이브로 등에서 네이버와 SK컴즈 등과 경쟁을 하려면 KT와 같은 망사업자가 절실할 것”이라고 했다.
KT가 다음을 인수하게 되면 SKT와 함께 유ㆍ무선 포털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는 우월적 시장지위를 가지게 된다. 또 포털시장구도도 재편될 수 밖에 없다. KT의 다음 인수설이 그냥 ‘설’에만 그치지 않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