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제에서 사실상 유망단지 당첨이 불가능한 단기 가입자는 통장을 버리고 있다. 반면 유리한 점수를 확보할 수 있는 장기 가입자는 더 좋은 아파트 당첨을 위해 통장을 아끼고 있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금융결제원에서 제공하는 수도권 청약예.부금 통장 가입자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부터 올해 2월말까지 3개월동안 1년 미만 가입자는 8만9천660명 감소한 반면 14년 이상 가입자는 2천729명 증가했다.
1년 미만 단기 가입자는 청약예금 가입자가 5만4천646명, 청약부금 가입자가 3만5천14명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만2천407명 감소했으며, 서울과 인천이 3만107명과 1만7천146명씩 줄었다.
청약가점제 시행 이후 단기 가입자가 급감한 것은 청약통장 가입자가 전국적으로 700만명에 육박하는 포화상태에 달한 가운데 신규 및 단기 가입자가 통장가입기간 점수를 높이는 방법으로 유망단지 당첨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11만여 가구를 돌파하는 등 굳이 청약통장이 없더라도 자금여력만 되면 유리한 조건에 계약할 수 있는 신규분양 아파트가 넘친 것도 단기 가입자들의 이탈을 불러왔다.
반면 14년 이상 장기가입자는 청약예금 가입자가 2천73명, 청약부금 가입자가 656명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천437명, 경기도가 1천237명, 인천이 55명 증가했다.
가점제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청약통장 장기가입자가 증가한 것은 광교, 은평뉴타운 2,3지구, 송파신도시 등 주거환경과 투자가치가 뛰어난 신규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며 통장 사용을 아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사가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밀어내기 분양'을 한 점을 감안하면, 가점제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장기 가입자들이 분양가격이 비싼 아파트보다는 향후 상대적으로 싼 값에 분양되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당첨을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써브 나인성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 공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가점제 고득점자들은 유망단지를 기다리며 통장을 아낄 것으로 예상되며, 가점제에서 불리한 통장 신규가입자나 젊은층은 새 정부에서 도입될 신혼부부주택과 지분형 주택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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