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등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가격을 올릴 때는 번개 처럼 인상하고 인하 요인이 발생하면 미적 미적해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가계와 정부 살림에 엄청난 부담을 떠 안기며 지나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유가 폭등 때문에 가계.기업.정부등 경제주체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에 정유 회사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유회사들은 올해 2분기에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려 실적 발표를 할 경우 비난이 쏟아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전문가들은 SK에너지의 2분기 이익 규모가 6,000억~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와 S-OIL도 SK에너지 못지않은 상당한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18일 소외 계층을 위한 특별 기금으로 1000억원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날 발표 행사장에 참석해 치하를 했다. 이를 두고 말이 많다. 고유가로 모두 골병이들고 있는 데 정유사들만 떼돈을 벌고 있다는 비난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기 위한 '사탕발림'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국제 유가 변동을 국내 판매 가격에 컴퓨터 처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MB물가' 리스트까지 만들 놓고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등을 동원해 가격부당 인상 행위를 다스리겠다고 연일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국가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름 값에 대한 감시는 손을 놓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정유사가 석유대리점과 자영주유소에 판매한 휘발유의 평균 가격(잠정치)은 6월 넷째 주에 ℓ당 1천764.44원으로 6월 첫 주(1천780.34원)에 보다 ℓ당 15.90원 떨어졌다.
그러나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6월 넷째 주 ℓ당 1천906.83원으로 6월 첫째 주의 1천907.08원에 비해 ℓ당 겨우0.25원만 내렸다.거의 내리는 시늉만 했을 뿐 변동이 없었다.
경유도 마찬가지다. 6월 넷째 주 정유사 판매가격은 ℓ당 1천746.47원으로 6월 첫째 주(1천792.95원)보다 46.48원 내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유소 판매가격 폭은 10.51원(첫째 주 1천917.03원, 넷째 주 1천906.52원) 에 그쳤다.
올릴 때는 반대다. 정유사가 판매가격을 인상하면 주유소도 가격을 곧바로 올려 팔고 있다. 정유사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7월 첫째 주 ℓ당 1천779.71원에서 둘째 주 1천823.11원으로 올리자 주유소 판매가격은 첫째 주 1천907.30원에서 둘째 주 1천922.76원, 셋째 주 1천948.72원 등으로 속등했다.
경유값도 그렇다. 정유사가 7월 첫째 주에 ℓ당 1천764.80원에서 둘째 주에 1천817.33원으로 올려 받자 주유소 판매가격은 첫째 주 1천905.93원에서 둘째 주 1천919.88원, 셋째 주 1천944.60원까지 급등했다.
국제 석유제품가격은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잇다.그러나 SK에너지등 정유사들은 최근 국제가격 하락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옥탄가 92 기준)의 본선인도(FOB) 가격은 7월 첫째 주에 배럴당 145.70달러에서 셋째 주에는 137.30달러로 5.8% 하락했다. 그러나 정유사의 7월 셋째 주 판매가격은 둘째 주에서 별다른 조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시황을 반영하면 7월 셋째 주에 정유사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50원 정도 인하할 여지가 있지만 내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18일 SK에너지 신헌철 대표이사 부회장. 허동수 GS칼텍스 대표이사 회장.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S-OIL 대표이사.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김생기 석유협회장 등 정유업계 대표들은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1000억원의 기금 마련 내용을 골자로 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향후 특별기금 운용 주체와 운용 방법 등을 정한 뒤 특별기금을 에너지 소외계층 지원과 에너지 효율 제고. 에너지 절약 운동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