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예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대출하는 '대출 초과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른바 '오버론'이다.
예금보다 많은 돈을 대출할 경우,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하려고 할 때 내줄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은행 신용도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올해 9월말 현재 국민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등 주요 은행의 예대율(loan to deposit ratio)은 평균100%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은행의 경우 15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대율은 은행 대출금을 예금으로 나눈 비율로 환금성 확보 지표다. 이 수치가 100%를 넘어 선 것은 은행이 대출을 방만하게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은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금을 기업이나 가계에 대출해서 그 금리 차이를 따먹는 장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예금을 모두 대출금으로 운용할 수는 없다. 갑작스런 예금 인출에 대비해 '지준금'을 남겨놓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은행은 예금에서 지준금을 뺀 나머지를 대출금으로 운용해야 정상이다. 이에 따라 적정 예대율은 대충 95%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2006년 말 95.6%에서 올들어 9월말 현재 103.2%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초과현상이 생긴 것이다.
가뜩이나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우리나라 은행도 믿을 수 없게 된 시점에 대출 초과현상을 일으킴으로써 예금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예금자들이 '일시에' 예금을 인출하려고 할 경우, 은행들은 내줄 수도 없게 생겼다. 다른 은행이나 한국은행에 긴급자금을 요청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