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구입한 상품을 반납, 돈을 돌려받는 경우가 급증해 제품 환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일자리와 가계사정을 걱정하거나 현금이 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구입했던 상품을 반납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마이애미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마리아 커쿠리스는 이달에 백화점에서 200달러짜리 구두를 산 뒤 '괜히 샀나'하고 후회를 하다 결국 반납하고 돈을 돌려받았다. 경제가 덜 어려울 때면 구두를 그냥 신었겠지만 지금은 소비에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커쿠리스의 경우 처럼 물건을 반납하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유통업체의 제품 환불액이 2천19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체 판매액의 8.7%에 달하는 것으로 작년의 7.3%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맨해튼의 패션매장의 한 임원은 "제품을 반납하는 사람들이 행렬을 이루고 있다"며 옷장을 뒤져 환불할 수 있는 상품은 모두 갖고 오는 것 같다며 한탄했다. 이 임원은 가게 영업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해 신원을 밝히는 것을 사양했다.
일부 고객들은 유통업체들이 구입한지 최대 1년까지 환불을 해주는 관대한 정책을 활용해 오래된 상품도 반납하고 있고, 당초 파티 등에 한번 입고난 뒤 반납할 요량으로 구입했다가 바로 반납해 돈을 돌려받는 경우도 있다.
NRF가 전국 소매업체 경영진 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객이 사용을 한뒤 하자가 없는 상태로 제품을 반납한 경우를 보고한 업체가 64.2%로 2006년의 52%에 비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의류와 액세서리가 환불을 위해 반납하는 주요 상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난감이나 전자제품 등과는 달리 패션 물품은 충동 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어 고객의 마음이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불 급증은 소비위축으로 그렇지 않아도 고전하고 있는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또 다른 재앙이자 대목인 연말 쇼핑시즌의 전망도 어둡게 만들고 있다.
NRF의 조지프 라로카 부회장은 소매업체들이 연간 수입의 가장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연말 쇼핑시즌에 제품 반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소비자들은 구입한 상품을 반납함으로써 돈이 생기게 되지만 유통업체들은 이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 매출이 발생했다가 원위치되는 것은 물론 반납 제품을 다시 팔기 위해 세탁 등 다시 관리를 해야하는데가 판매시기를 놓쳐 가격을 인하해 판매해야 하는 등의 출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문은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고객이 반납한 제품은 가장 좋은 판매시기를 놓치기 때문에 이를 다시 판매할 때는 가격을 인하할 수 밖에 없게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