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수도권의 웬만한 대단지 아파트에는 매주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명품 브랜드 한우 직거래 장터가 열려 소비자들이 시중보다 30% 정도 싼 값에 한우고기를 맛보게 될 전망이다.
3일 농림수산식품부의 '축산물 직거래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와 농.축협은 내년 전국 381곳에 한우고기 직거래 장터를 개설, 연간 1만7306차례 장이 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냉장.냉동 시설을 갖춘 축산물 이동판매 차량 100대를 제작, 내년 1월부터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50억원을 들여 한 대 1억원으로 추산되는 제작비의 50%를 지원하고, 나머지 절반은 이 특수차량을 소유, 운영하는 해당 지역 농.축협이 부담한다.
올해 안에 축산물가공처리법 시행규칙을 고쳐 기존 농협중앙회.축산기업중앙회(식육판매업자 조합) 이외 지역 농.축협도 축산물 이동판매차량을 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이른바 '이동점육점'이 주로 방문할 곳은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들이다. 정부와 농.축협은 수도권내 1천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 238곳에 매주 한 차례씩 이동판매차량을 이용한 한우고기 직거래 장터를 열 계획이다. 119개 각 지역 축협이 2개 단지와 자매결연 형태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안정적으로 쇠고기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공원.경기장 등 수도권 주요 인구 밀집지역에도 직거래 장터가 마련된다. 과천 경마공원 및 서울대공원, 방이동 올림픽공원, 능동 어린이대공원, 성수동 서울 숲, 상암동 상암월드컵 경기장에도 주말마다 이틀씩 이동판매차량이 투입된다.
이미 과천 경마공원의 경우 지난 9월부터 장터를 운영,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앙.과천.대전 정부청사, 서울시 및 25개 구청, 인천시 및 10개 구청에도 상설 직거래 장이 선다.
아울러 정부는 한우의 유통 거품을 빼기 위해 정육점과 식당을 결합한 '축산물 플라자' 설립을 적극 유도한다. 올해 80억원이었던 관련 시설자금 지원 규모를 내년에 500억원으로 6배이상 늘리고, 내년부터 5년동안 대도시 근교 접근성이 좋은 10곳에 축산물 플라자가 밀집한 브랜드육(肉) 타운도 조성한다.
이미 전국에는 지난 10월 문을 연 평창 '대관령 한우마을'을 비롯, 임진강한우마을(경기 파주), 다하누촌(강원 영월), 산외한우마을(전북 정읍) 등 13곳의 브랜드육 타운이 자생적으로 형성돼 성업 중이다.
정부는 이같은 직거래로 소비자들이 시중보다 30% 정도 낮은 가격에 한우고기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서울시 중계동 근린공원에서 열린 한우 직거래 장터에서는 '1+'이상의 최고급 한우고기가 평균 31% 싼 값에 팔려 1천600명의 시민이 7시간만에 5천547만원어치의 쇠고기를 사 갔다.
그러나 이동식차량을 활용한 직거래 규모가 늘수록 정육점을 포함, 기존 육류 유통 관계자들의 반발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식 육류 판매에 대한 위생.원산지 단속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직거래를 통해 한우 고기 가격을 낮추는 것은 소비자에게 이익일 뿐 아니라, 전체 쇠고기 시장 가운데 한우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한우 산업이 안정돼 생산자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