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발행된 1만원권은 고려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230호인 혼천시계의 일부분인 혼천의와 조선시대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보현산 천문대 천체망원경'을 배경무늬의 도안으로 담았다.
이 중에서 혼천의가 중국에서 전래된 천문관측기구여서 우리의 독창적인 과학창조물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
새 지폐 도안으로 들어간 혼천의는 조선 현종 10년(1669년) 당시 천문학 교수였던 송이영이 만든 천문(天文)시계 '혼천시계'의 일부분이다.
국보 제 230호인 혼천시계는 오른쪽 기계식 시계장치와 왼쪽에 절기.계절을 표시하는 혼천의로 구성돼 있다. 새 1만원권에는 이 혼천시계의 오른쪽 부분인 혼천의 도안이 들어가 있다.
혼천의는 중심부에 지구의가 자리 잡고 있으며 오른쪽에 위치한 2개의 추가 서서히 내려오면서 톱니바퀴로 연결돼 혼천의의 환이 돌면 천구의 황도와 적도를 나타내는 두 개의 고리도 따라 돌아 계절과 절기를 표시한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측은 "혼천의가 중국에서 전래된 천문관측기구인 것은 맞다"면서 "다만 지폐도안으로 채택한 이유는 1만원권의 앞면 도안으로 들어간 세종대왕과의 연관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정남석 발권정책팀장은 "중국에서 전해진 혼천의를 조선 세종 때 이천, 장영실 등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그러나 세종 때의 혼천의가 실물로 존재하지 않아 부득이 조선 현종 때 제작된 혼천시계의 혼천의 부분만을 도안으로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대 천문우주학과 이용삼 교수는 "혼천시계의 혼천의는 동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온 천문관측기구를 우리 실정에 맞게 응용한 것"이라면서 "시계장치 부분의 자명종이나 혼천의 중심부에 삽입한 지구의 등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소형화한 것으로, 실내에서도 천문을 살필 수 있게 한 독창적인 창조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혼천시계 전부를 담지 않고 혼천의 부분만을 도안으로 채택한 것은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