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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휴대폰 몇대를 한꺼번에 구입하면 사용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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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휴대폰 몇대를 한꺼번에 구입하면 사용중지?
'카드깡' 의심 사용중지에 고객 "풀어달라" 항의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1.23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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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휴대폰 몇 대를 한꺼번에 구매하면 본인의 카드사용이 정지될까.

극히 드문 사례이지만 실제로 이런 희한한 일이 발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드회사가 ‘카드깡’(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한 뒤 이를 되팔아 현금화하는 것)를 의심해 당사자의 카드 사용을 일시 정지시킨 것이다.

이로 인해 카드 소지자는 “카드로 결제해야 할 일도 많은데, ‘카드깡’이 의심된다고 무조건 카드사용을 중지시키면 어떡하느냐”며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소비자 김경순(여·42·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리)씨는 지난 4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뉴코아 아울렛 야탑점에서 휴대폰 20개를 신용카드로 구매했다. 휴대폰은 삼성 SCN-B500모델로 개당 70만5000원, 총 구매액은 1410만원이었다.

이 중 LG카드로 170만원(3개 값)을 결제하고, 나머지는 삼성카드·현대카드 등 다른 카드와 일부 현금으로 계산했다.

휴대폰 17대는 택배사업을 추진중인 남편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시댁 식구에게 나눠준다며 모두 남편이 가져가 버렸다. 김 씨는 결제만 하고 휴대폰은 만져보지도 못했다. (김씨와 남편은 10여일 후 이혼했다.)

문제는 LG카드에서 생겼다. 휴대폰을 구매한지 3일이 지나자 LG카드사에서 연락이 왔다. 왜 구매했는지 꼬치꼬치 물은 뒤 “‘카드깡’이 의심되니 오늘부터 카드사용이 안된다”고 하는 것이었다.

김 씨는 카드깡이 무슨 말이지도 몰랐다. 더군다나 그는 LG백화점의 VIP고객인데다가 한번도 연체를 한 적이 없는 우수고객이었다. 지금까지 10년 이상 LG카드를 사용해 오면서 실수 한 적도 없었다. 8년 전 570만원 상당의 소니 TV를 LG카드로 구매했지만 아무런 일이 없었다.

답답해서 카드회사에 “어떻게 해야 카드사용 정지를 풀 수 있느냐”고 물었다. 회사 상담원은 “카드깡을 한 사실이 있다고 서식에 자필 서명해야 한다”며 “돈이 필요해서 카드깡을 했다고 하면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카드깡을 한 사실이 없었지만 카드 사용중지를 풀어야 하겠다는 마음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자, 상담원은 “수수료는 얼마나 들었느냐”고 물어왔다. “모른다”고 하니 “그러면 사용정지를 풀어줄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휴대폰을 전 남편이 모두 가져가 정상적으로 개통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혼하기 전 물어봤지만 ‘모른다’ ‘듣기 싫으니까 말하지 마라’고 윽박질렀다. 나도 답답하고 억울하다.

하지만 다른 카드는 괜찮은데 유독 LG카드만 그러는지 모르겠다. 특히 몇 년 전 570만원 짜리 TV를 LG카드로 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LG카드 관계자는 “거래의 정상여부를 체크하기 위해 카드를 일시적으로 정지시켜 놓았다. 내용이 파악되면 풀어줄 것이다. 현재로선 카드깡이 의심돼 확인이 필요하다. 야탑점 아울렛에서 과거 이런 사례가 몇 번 있었기 때문이다.

구매한 휴대폰이 정상적으로 개통됐는지 여부를 가맹점 등을 통해 확인중에 있다. 하지만 고객이 카드사용 정지를 풀어달라고 요구만 할 뿐 확인이 될만 내용을 알려주거나 아무 것도 확인시켜주지 않고 있다. 우리도 난갑하고 답답하다.

카드깡 사실을 본인이 인정하고 자인서를 작성하든지, 아니면 휴대폰이 정상 개통됐는지가 확인되어야 풀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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