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냄새 · 연기 · 연변 아줌마 ‘3無 서비스’ 각광
‘불고기브라더스’란 음식점이 강남에 상륙했다. 지난 10월 전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정인태 사장의 예상을 깨는 컴백으로 외식업계는 떠들썩했다.
한 달에 3억씩이나 버는 사장직을 내팽개치고 아무도 하지 않았던 사업, ‘한식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점을 시작으로 불고기브라더스의 화려한 행보는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고급스러운 고깃집이 콘셉트라는데 블루오션을 창출이라는 수식어를 달 수 있을 만큼 독특한 차별화 전략이 있을까. 정인태 사장의 명성에 걸맞은 수준의 음식점일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강남역에서 양재역 가는 방향에 위치한 불고기브라더스는 우선 고급스러우면서도 깔끔한 내부가 눈에 띈다.
아웃백과 비슷한 인테리어에 한국적인 선이 가미된 느낌이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 테이블은 ‘맞선 자리로도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식욕을 돋운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기다리고 있으면 나무 접시에 앙증맞은 크기의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을 내어준다.
좀 퍽퍽한 감이 있긴 하지만 허기진 배를 준비운동으로 단련시키기에는 좋다. 아웃백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주는 ‘부쉬맨 브레드’와 같은 존재인데 ‘환영전채’라고 부른다. 이곳에 온 당신을 환영한다는 의미란다.
이곳에는 세 가지가 없다고 한다. ‘연변 아줌마’ ‘냄새’ 그리고 ‘연기’다. 냄새와 연기의 비밀은 불판 속에 숨겨져 있다. 각각 테이블에 장착된 불판은 하양식 배기시스템을 갖춘 최고급 불판으로 연기와 냄새를 다 빨아들이며 옷이며 머리카락에 스며들 기회를 원천봉쇄한다.
고기는 일반고기 집에서 덩어리로 주는 것과는 달리 이곳의 콘셉트에 알맞게 등분이 되어 나온다. 갈비꽃살이며 등심살이며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잘라져 나오는데 누가 집게 들고 가위 들고 희생할 필요가 없어 좋다.
멀끔한 총각 직원들이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와 고기를 구워 주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아줌마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직원도 있다고 하니 이곳은 ‘외모로 사람 뽑나’ 하는 의심이 들 지경. 물론 예쁜 직원들도 있다. 말끔한 오빠들과 예쁜 언니들이 홀에 책임지고 있으니 연변 아줌마를 볼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메뉴인 ‘쇠고기 모듬’을 시켜 봤는데 갈비꽃살, 눈꽃등심, 안창살을 모두 맛볼 수 있게 세트로 나온다. 고기는 우선 ‘마블링’이 눈에 띈다.
특히 갈비꽃살은 마블링이 너무 예쁘게 되어 있어 ‘꽃’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눈꽃 등심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봐왔던 마블링 상태가 확실히 차원이 다른데 고급 고기를 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고기를 구우면 불판 모양이 찍혀져 눈꽃 등심은 마치 스테이크와 같은 모양이 된다. 담백하면서 육즙을 고이 간직한 듯 씹히는 감이 풍부하다.
갈비꽃살은 눈꽃등심보다는 좀 더 기름기가 느껴진다. 고기 속에 참기름을 머금고 있다고 해야 하나. 참치살로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많은 ‘오도로(참치뱃살로 고급부위)’가 떠오르는 맛이다.
불고기브라더스는 전 아웃백 사장의 포스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김미선 기자
lifems@economy21.co.kr <한겨레 Economy 21 제공 >
쇠고기모듬=2人(400g)-4만7천900원, 3人(600g)-7만1천800원
불고기 점심 세트
불고기 한 가지+냉면 또는 찌개 한 가지
서울식 1만2천900원 광양식/언양식 1만8천500원
냉면브라더스-7천300원 (*10%의 부가세 별도) ※문의:2051-6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