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와 외국인들이 해외에 있는 자산을 국내로 들여오는 재산반입이 사상 최대치로 급증했다. 해외에서 국내로의 송금도 최대 규모에 달하고 있다.
반면 해외이주를 포함해 국내에서 해외로 재산을 빼내가는 재산반출은 급감하면서 5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따라 작년 자본이전수지는 연간 기준으로는 28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교포들을 중심으로 한 `바이코리아' 움직임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에 따른 것이다. 올해도 환율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재산반입 사상 최대..5.5배 급증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재외동포 등이 국내에 재산을 반입한 금액은 14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2억6천만 달러)의 5.5배로 급증했다.
재산반출 및 반입은 국제수지 통계의 자본이전수지 항목으로 나타나는데 경상 거래에 따른 대가가 전혀 없이 자산이 이동하는 것이다.
그전에는 재산반입이 1억 달러에도 이르지 못했지만 국부유출의 성격이 짙은 재산반출은 매년 급증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재산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환율 급등세가 본격화된 10월에는 재산반입액이 4천215만 달러로 전년 동월(406만 달러)의 10배를 넘었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가 크게 약세를 보이면서 교포들이 해외 재산을 국내로 많이 반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본국 재산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재산반출액은 작년 1~11월 14억 3천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24억 8천만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2003년(12억 9천만 달러) 이후로 가장 적은 규모다.
이에 따라 반입액에서 반출액을 뺀 자본이전수지는 작년 9월 흑자로 돌아서 3개월째 흑자를 보이고 있다. 1~11월 누적 기준으로도 40만 달러 흑자를 보이고 있어,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송금수지 8년 만에 흑자 전환
해외 교포 등이 국내로 송금한 송금이전수입(국내송금)도 작년 1∼11월 70억 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2% 급증했다. 국내송금은 9월 6억 1천만 달러에서 10월 12억 8천만 달러로 두 배로 증가했고 11월에도 8억 3천만 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내국인이 해외 거주자에게 보내는 송금이전지급(대외송금)은 작년 1∼11월 69억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대외송금은 작년 7월 9억 1천만 달러에서 8월 6억 7천만 달러, 9월 5억 1천만 달러, 10월 3억 4천만 달러, 11월 2억 9천만 달러로 빠르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1~11월 기준으로 수입에서 지급을 뺀 `송금이전수지'는 지난해 1억 6천만 달러 흑자로 2000년의 5억 7천만 달러 이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 해외이주비 10년전 수준 급감
재산반출 가운데 해외이주비는 작년 11월에 770만 달러로 전년 동월의 2천800만 달러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 금액은 1998년 1월의 51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작년 들어 해외 이주비는 7월에 4천910만 달러에 이르렀으나 8월 2천520만 달러, 9월 1천540만 달러, 10월 1천190만 달러로 급감하다 11월에 1천만 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작년 1∼11월 해외 이주비는 2억 7천76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5억 2천160만 달러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 감소율(-46.8%)은 1998년 -59.9% 이후 가장 큰 폭이다.
1∼11월 기준 해외 이주비는 ▲ 2002년 5억 3천280만 달러 ▲ 2003년 4억 650만 달러 ▲ 2004년 4억 1천470만 달러 ▲ 2005년 5억 8천170만 달러 ▲ 2006년 5억 5천10만 달러 등이었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이민 등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해외 이주비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