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너에게 달렸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 내 딸, 내 아들, 우리 가족의 운명이 모두 너에게 달렸다. 잘 만들어 내 보낼께 부디 살아 남아라.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라. 너와 함께 장렬하게 산화할 각오로 볼트.너트 하나 영혼의 힘까지 쏟아 조이겠다.너는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다. 중국 사람들이 망친 우리 둥지 끝까지 지키자."
쌍용자동차 임직원들이 젖 먹던 힘까지 짜 내며 만들고 있는 자동차다. 지난해 10월 파리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신차 'C200'. C200.기존의 프레임을 없애고 차체와 차대를 일체화한 '모노코크' 방식으로 생산, 무게가 줄어 연비와 기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C200의 생산.판매에 회사의 운명을 걸었다.
노사는 이달 중 C200 생산을 위한 라인 교체 공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그로 인한 휴업 실시, 인력 재배치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신차 C200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재판부가 C200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신차를 만들기 위해 쌍용차는 평택 공장 3라인에서 기존에 만들어지던 카이런과 액티언 스포츠 외에 2개 차종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 공사를 하겠다고 법원에 보고했다.
평택 공장 1라인에서 만들던 렉스턴과 액티언을 3라인에서 함께 생산할 계획이다. 1라인에서는 변경 공사를 해 신차 C200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1라인을 신차 생산에 적합하도록 개조하는 공사는 4∼5개월 가량 걸릴 전망이다.
쌍용차측은 "175마력의 2천cc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C-200은 지능형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갖췄고 유럽의 차기 배기가스 배출 허용기준도 충족시키는 친환경 모델인 만큼 반드시 시장에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가 신차 출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실물경기가 하락한 상황에서 신차로 판매확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쌍용차는 하반기 C200 출시와 함께 생산 정상화를 이룬 뒤 준중형 세단 등 신차를 계속 출시해 시장 점유율과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자금이 거의 바닥 난 쌍용차가 신차가 출시되는 하반기까지 정상 가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쌍용차의 가용 현금 보유액은 지난달 9일 법정관리 신청 직전 74억원에 불과했다. 전 직원 7천여명의 한달 급여인 250여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임직원들이 이 신차에 모든 것을 건 이유다. 이 차는 쌍용차 임직원들이 손과 머리가 아니라 영혼으로 조립하는 차다.어떤 작품이 나올지,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