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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37%"법 보다 주먹이 더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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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37%"법 보다 주먹이 더 세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2.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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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7%는 말이나 법보다 폭력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여기는 등 우리 사회가 폭력에 상당히 익숙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성진 연구위원 등이 서울 등 7개 도시 1천505명을 상대로 작년 11~12월 설문조사를 해 12일 내놓은 `한국사회 폭력문화의 구조화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말이나 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폭력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37.5%(565명)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34.4%(517명)는 "그렇지 않은 편"이라고 응답해 확실한 입장을 유보했고 "그렇지 않다"거나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분명하게 대답한 응답자는 28.1%(423명)에 불과했다.

   3분의 1에 달하는 32.6%가 `사소한 일에 법적인 해결보다 폭력이 효과적'이라는 데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5명 중 1명꼴로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서야 한다'는 항목에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모들이 자녀를 때려 키우지 않아 아이들의 버릇이 없어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2.4%(789명)가 "그런 편"이라거나 "그렇다"고 했다.

   어떤 경우 폭력을 허용할 수 있는지 6점 만점으로 점수화했을 때 정당방위 상황일 때가 평균 3.97점이었고 공권력이 남용됐을 때(2.98점), 부부 사이에 부정한 행동이 있었을 때(2.94점)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폭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정도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실제 폭력이 효과가 있다고 여기고 있으며 한국사회에서는 아직도 폭력이 `효율적인' 삶의 한 방식이자 수단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족 간 폭력과 관련, 성장하면서 잘못된 행동으로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맞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8%였고 뚜렷한 이유 없이 맞았던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50%에 달했다.

   잘못된 행동 때문에 맞은 경우 서로 폭력을 쓰지 않던 부모 밑에서 자랐다는 응답자는 78.4%가 맞은 적이 있다고 한 반면 서로 폭력을 쓰던 부모 아래서 자란 응답자는 96.4%가 맞았다고 했다.

   특히 뚜렷한 이유 없이 부모에게 맞은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는 서로 폭력을 쓰지 않는 부모에게서 자란 응답자의 26.8%만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한 데 반해 부모끼리 때렸다는 응답자는 69.1%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해 부부간 폭력이 자녀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또 부모끼리 폭력을 썼던 기억을 가진 기혼 응답자 중 41.9%는 배우자에게 폭력을 쓴 적이 있다고 해 부모 사이의 폭력을 경험하지 못한 기혼 응답자들의 배우자에 대한 폭력 경험(10.5%)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폭력의 내면화 및 세대 간 전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무엇보다 가정에서의 폭력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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