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멕시코와 미국의 돼지독감 확산 사태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우려 사안'이라고 선포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제네바에서 독감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이같이 선포키로 결정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지난 2007년에 설치된 이 위원회가 긴급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HO는 이번 돼지독감과 관련하여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각국의 예방 활동 등 적극적 조치도 촉구했다.
찬 총장은 회의에 앞서 "돼지독감이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돼지독감 환자의 격리 및 주거가옥에 대한 역학 조사권을 보건부에 부여하는 한편 공공 행사의 중지를 선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특별포고령을 발표했다. 정부령에는 국내외 여행객들에 대한 통제 허용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에서도 이날 캔자스주에서 2건의 추가 감염 사례가 발견되고, 뉴욕시 퀸스의 한 학교에서는 8명의 학생이 돼지독감과 유사한 A형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의 35세 여성 1명이 추가로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보건당국이 확인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이미 폭넓게 확산돼 있으며, 바이러스를 봉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민들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CDC의 앤 슈채트 박사는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은 확실하다"면서 "이 때문에 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알려드린다" 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보듯이 많은 다른 지역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봉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 바이러스를 한 곳에 붙들어 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멕시코에서 1천여명이 돼지독감으로 의심되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중 68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으며, 미국으로도 바이러스가 확산돼 감염자가 8명 발생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