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특별연재]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을 해부하다 (3)
상태바
[특별연재]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을 해부하다 (3)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5.27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은 오랫동안 한국 공연계를 석권해왔다. 훌륭한 흥행성적으로 이름을 날린 많은 작품들은 대부분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이었고, 배우들과 스텝들의 필모그래피를 충실하게 채워준 것도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격거품과 작품성에 대한 논란 등이 제기되며, 최근 부쩍 성장한 창작뮤지컬의 기세에 주춤한 것도 사실이다. 본 기사는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공연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공연계에 미치는 영향을 명암을 나누어 분석해 보았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을 만드는 공연 종사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관객들이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조심히 제언해보았다.」(메인사진_뮤지컬 ‘헤드윅’ 중)

- 해외라이선스 뮤지컬, 한국 공연계의 성군인가 폭군인가?

2. 공연계의 발전을 위하여
스크린 쿼터제screen quota는 영화 산업의 육성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독점을 막기 위해 1967년부터 실시한 정책으로, 현재 연중 73일간은 한국 영화를 의무 상영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국수주의나 정치성 등의 논란을 차치하고, 미국 영화 독점을 막는 최저 기준선이라는 순기능만을 떠올리며 공연계를 곁눈질해본 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공연과 영화의 과정의 차이이다. 영화는 헐리웃의 직배사들이 많은 자본과 권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직수입 뮤지컬과 비교 가능하다. 그러나 해외라이선스의 개념은 다르다. 해외라이선스는 외국에서 공연의 일부를 빌려온다고 하더라도 많은 한국 인력과 자본이 필요하다. 한국 배우가 필요함은 물론이고, 한국 스텝이 주가 되어 외국 스텝과 협력하는 경우, 외국 프로덕션 개입 없이 한국 자체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뮤지컬 왕국의 운전대를 잡았다는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의 역할이,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게 다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장으로도 충분히 할 말이 있다.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이 인프라 구축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잠깐 우리나라 뮤지컬 역사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민간 극단에서 올린 최초의 뮤지컬은 동랑레퍼토리극단의 ‘포기와 베스’ (1966)이다. 뮤지컬의 대중화 바람의 불고 왔다고 평가되는 작품 중 하나는 ‘아가씨와 건달들’ (1983)로, 이 작품은 큰 성공을 거두어 이후로 ‘카바레’ ‘쉘부르의 우산’ 등이 공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이 우리나라 뮤지컬의 바퀴를 움직였다는 사실은, 역사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실제로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텝을 봐도 알 수 있다. Play DB(인터파크 INT제공)에 등록 된 인물 중 가장 활동 작품수가 많은 뮤지컬 제작 스텝들을 보자.


등록된 775명의 연출 중 선정된 다섯 중, 아기자기한 로맨틱 창작 뮤지컬로 정평이 난 성재준 연출을 제외한 4명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해외라이선스의 성공을 거둔 뒤, 대형 창작에 돌입하거나 자신의 기존 창작 레퍼토리를 재공연 한다는 것이다. ‘헤드윅’이나 ‘그리스’의 히트 후 초대형 창작 ‘대장금’ 프로젝트를 실행 시키고, 2009년에 ‘바람의 나라’ 재공연을 앞둔 이지나 연출이 그러하다. ‘풀몬티’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등 탄탄한 해외라이선스를 경험한 뒤 ‘색즉시공’의 연출을 맡거나,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新행진, 와이키키!’로 업그레이드 시켜 최근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원종 연출의 활동도 기억할 만하다. 195명의 음악감독 중에 활동이 많은 다섯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스핏 파이어 그릴’이나 ‘벽을 뚫는 남자’등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의 변희석 음악감독은 ‘김종욱 찾기’나 ‘첫사랑’등 꾸준히 사랑 받는 창작 뮤지컬을 맡았고, 2008년 하반기의 가장 주목 받는 대형뮤지컬이었던 ‘미녀는 괴로워’를 작업하였다. ‘하드락 카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으로 입지를 다진 장소영 음악감독은 그 이상으로 훌륭한 여러 창작 뮤지컬을 히트 시켰다. 다른 원미솔, 박칼린, 김문정 음악 감독도 마찬가지로 해외라이선스에서 시작하여, 각종 창작 뮤지컬에 뛰어든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해외라이선스 뮤지컬이 단순히 관객층을 넓힌 것뿐만 아니라, 제작과 창작 관련한 인프라도 구축한 것이다.

[뉴스테이지=백수향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