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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號 3년①] 신한은행 '리딩뱅크' 탈환, 신뢰회복 최대 성과...'비은행' 강화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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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號 3년①] 신한은행 '리딩뱅크' 탈환, 신뢰회복 최대 성과...'비은행' 강화는 과제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5.10.2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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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전임자인 조용병 당시 회장의 갑작스러운 용퇴로 갑작스럽게 그룹 수장에 오른 그는 리딩뱅크 탈환과 라임펀드 사태로 훼손된 평판을 회복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지난 3년 간 진 회장의 경영성과를 되짚어보고 남은 과제를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가운데 임기 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로 훼손된 그룹의 평판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실적은 취임 첫 해를 제외하고는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지난해 6년 만에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성과도 거뒀다. 

다만 신한라이프를 제외하면 임기 중 주요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업권 내 경쟁력이 떨어진 점은 진 회장의 고민거리로 평가된다.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 갑작스러운 등판? '준비된 리더'였던 진옥동 회장

전임자의 용퇴로 지난 2023년 3월, 갑작스럽게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그는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부터 금융지주 회장 승계 후보군에 포함돼 차기 회장 후보로 양성되던 준비된 리더였다. 

그룹 내에서는 일본 SBJ은행 법인장,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신한은행장 등을 거치며 국내외 주요 부문 요직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가 회장 후보에 오른 2022년 말 당시 신한금융은 ▲라임사태 평판 리스크 회복 ▲신한은행 리딩뱅크 탈환 등의 현안이 있었다. 

특히 라임 사태로 인한 평판리스크 회복 문제는 신한금융의 최우선 과제였다. 

당시 신한금융은 불완전판매로 결론 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주요 판매사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상태였다. 신한투자증권이 3248억 원, 신한은행이 2769억 원을 판매하며 최다 판매사 2위와 3위에 오르며 비판의 목소리가 컸던 시기였다. 

회장 후보로 낙점된 직후 진 회장이 "신뢰회복이 우선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려고 한다"면서 "재무적 이익의 크기보다는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소감을 밝힌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재무적 차원에서도 진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이었던 2022년 기준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 4조6423억 원으로 KB금융(4조4133억 원)을 제치고 1등 금융지주에 올랐지만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 약 3200억 원이 반영돼 온전한 1위로 보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회추위는 그룹의 주요 요직을 거치고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장으로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온 진 회장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성재호 당시 신한금융 회추위원장은 “진옥동 후보는 SBJ 법인장 등을 역임하며 글로벌 식견을 쌓아왔으며 지난 4년 간 은행장으로서 경영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바 있다”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 임기 중 역대 최대 실적·주주환원 목표도 조기달성 유력

2023년 3월 취임한 진옥동 회장의 취임 일성 역시 '고객 신뢰 회복'이었다. 고객 신뢰 회복이 없는 양적 성장은 의미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도경영'을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사회적 기준보다 더 엄격한 자기검증의 문화를 구축해야한다"면서 "구성원의 공감을 바탕으로 내부통제를 모든 의사결정의 전제조건으로 정립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 신한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추이(2025년 전망치는 에프엔가이드 참조)
▲ 신한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추이(2025년 전망치는 에프엔가이드 참조)

보수적 성장 기조에도 불구하고 진 회장 임기 중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꾸준히 늘어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취임 첫 해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지만 직전년도 자회사 신한투자증권 사옥매각 이익(세후 3220억 원)을 제외하면 477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4조5175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4609억 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치에 도달한 상태다. 올해 예상 연간 당기순이익은 5조1633억 원인데 이는 전년 대비 14.3% 증가하는 것으로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신한금융은 진 회장 임기 중 그룹 외형 역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그룹 총자산은 취임 직전이었던 2022년 말 664조3442억 원에서 올해 3분기 기준 782조9403억 원으로 약 118조 원(17.8%) 증가했다.

주요 건전성 지표도 합격점이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진 회장 취임 직전 12.79%에서 올해 3분기 13.56%로 0.77%포인트 상승하며 올해 말까지 목표로 했던 13.1%를 조기 달성했다. 

현재까지 최대 실적의 기반은 신한은행의 호실적 덕분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6954억 원을 달성하며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3조35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하며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왔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3조3561억 원으로 리딩뱅크 수성이 유력하다.
▲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왔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3조3561억 원으로 리딩뱅크 수성이 유력하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진 회장이 은행장 재직 시절부터 강조한 내실 경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진 회장은 당시 특정 분야 리스크 쏠림 방지를 위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특히 우량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했다.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리딩뱅크를 탈환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에 대해 작년 말 '2년 연임'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최고경영자에 대해 연임 시 1년 임기를 부여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준 셈이다. 

재무적 성과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진 회장은 임기 내 총주주환원율을 큰 폭으로 개선하면서 주주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진 회장 취임 1년이 지난 시점이었던 지난해 3월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000만 주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밝혔는데 일부 목표는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 10%, 총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000만주 축소를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다시 한 번 주주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신한금융은 진 회장 임기 중 총주주환원율이 2023년 말 기준 36%에서 작년 말 40.2%로 4.2%포인트 상승했고 올해 말까지는 47.4%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상대로 간다면 신한금융은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2년 앞당겨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악화는 '아쉬움'... 물갈이 인사 효과 볼까?

다만 비은행 부문에서는 진 회장 취임 후 주요 계열사의 업권 내 경쟁력이 하락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카드가 대표적이다. 신한카드는 진 회장 취임 전이었던 2022년 말 당기순이익이 6414억 원으로 삼성카드(6223억 원)를 앞섰지만 지난해 연간 실적 기준으로 삼성카드에 10년 만에 1위를 내줬다.

이후에도 신한카드는 1위 복귀는 커녕 오히려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854억 원으로 4973억 원을 기록한 삼성카드보다 1119억 원 더 적었다. 현 상황대로면 1위 탈환은 물건너간 상태다. 

희망퇴직 비용이 일부 반영됐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카드업계가 공통된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은 신한카드 입장에서는 뼈아픈 성적이었다. 

 

신한투자증권도 진 회장 취임 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진 회장 취임 전이었던 2022년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5조3426억 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5조7356억 원으로 2년 9개월 만에 약 4000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기자본 순위도 여전히 8위에 머물러있다. 

당기순이익 역시 진 회장 취임 전이었던 2022년 4123억 원에서 이듬해 1008억 원으로 75% 가량 줄었고 지난해 1792억 원으로 반등했다. 올 들어서는 증시 호황으로 인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3594억 원으로 반등에 성공한 점은 고무적이다. 

그나마 신한라이프가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5145억 원으로 업계 4위를 유지하면서 체면치레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신한라이프는 통합법인 출범 후 연간 기준 4년 연속 순이익이 증가했고 올해도 3분기 기준 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97% 이상 달성했다. 
 


신한라이프를 제외한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으로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성은 지속 하락세를 거듭했다. 진 회장 취임 후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2022년 39%를 정점으로 2023년 35%, 2024년 25.2%까지 급락했다. 

진 회장 역시 지난해 창립 23주년 기념식을 통해 "우리가 가진 사업라인이 각 업권에서 톱티어에 있는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신사업을 확정해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사업을 잘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질적성장을 우선시했던 진 회장도 부진한 비은행 계열사에 대해서는 '메스'를 들어야했다. 그는 지난해 말 계열사 CEO 인사에서 신한카드와 신한투자증권 등 계열사 13곳 중 9곳의 CEO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둔다. 

신한카드는 내부 출신 첫 CEO였던 문동권 당시 대표를 연임시키지 않고 박창현 본부장을 차기 CEO로 파격 선임하고 신한투자증권 역시 금융사고 책임으로 자진 사임한 김상태 당시 대표 후임으로 이선훈 부사장을 내정했다. 

반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에 대해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는 연임시키며 신상필벌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 결과 신한금융의 3분기 기준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29.6%까지 반등했지만 40%대에 육박하는 라이벌 KB금융에 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진 회장 역시 비은행 부문의 더딘 성장에 대해 최근까지도 고심이 큰 모습이다. 그는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일부 자회사가 자산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연임을 앞둔 진 회장 입장에서는 1등 금융지주 탈환을 위해서 '잘 나가는'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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