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백진주 기자] "소비자를 고발하고 싶습니다"
기업들이 막무가내로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는 황당한 소비자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법이나 규정도 무시한 채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 하거나 지식이나 정보 부족으로 인한 오해로 기업들을 힘들게 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비교적 간단한 설명만으로 납득하기도 하나 일부 막무가내 형은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인터넷이나 언론에 유포 하겠다" "소송하겠다"고 위협하는 경우도 있어 난감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업체들은 이런 막무가내 소비자들은 규정을 넘어서라도 보상을 해주고 싶지만 어긋난 선례를 남길 경우 오히려 집단 민원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을 구르고 있다.
소비자에 대한 이같은 고발은 다양한 업종에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등 백화점업계, 이미트.홈플러스.롯데마트등 할인점, 삼성전자.LG전자등 가전업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르노삼성차.GM대우차드 자동차업체 관계자들은 이들 '블랙 컨슈머' 때문에 죽을 맛 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거의 노이로제 상태다. CJ.오뚜기.대상.풀무원.농심.한국야쿠르트.삼양식품.롯데제과.해태제과 오리온.크라운제과.남양유업.매일유업.일동후디스.동서식품.한국네슬레.동원F&B.빙그레 등 거의 모든 업체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막무가내 형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초 모씨가 최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난감한 입장을 밝히며 분쟁조정을 요청했다. 초 씨는 지난 5월 27일 한 소비자에게 28사이즈의 바지를 판매했다. 며칠 후 소비자가 사이즈가 크다며 반송을 요청했다. 초 씨는 소비자에게 왕복 배송비를 넣어 반품 해주도록 요구했다.
제품 판매 시 사이트에 ‘사이즈 조견표’를 등록해 두었지만 혹시 제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수거한 뒤 확인했지만 사이즈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소비자는 “다른 사이트에서 구매한 바지 28사이즈는 모두 잘 맞는 데 왜 유독 이 바지만 문제냐”며 반품 배송 비 지불을 거절했다. 초 씨가 거듭 배송비를 요구하자 소비자는 오픈마켓 본사에도 항의를 계속했다.
초 씨는 “사실 큰 금액도 아니고 소비자가 비용이 부담된다고 솔직히 말하면 협의할 의사가 있다. 하지만 분명 오차범위까지 기재하며 사이즈 유의를 확인했는데도 무조건인 막말은 참기 힘들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보부족 형
최근 한 소비자가 TV시청료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아파트 입주 시 옵션으로 설치된 작은 주방TV에 시청료가 부과된다는 것.
그는 “집안에 다른 TV가 없고 주방 TV도 별도로 신청한 적이 없는데 시청료를 내는 것이 억울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시청료는 TV의 크기와 무관하며 관리사무소에 서비스 해지신청 안내로 간단히 문제가 해결됐다.
▶실수 뒤집어씌우기 형
천안의 이 모 씨는 LG데이콤에서 과다한 요금을 징수했다고 반복적으로 클레임을 제기했다.1분에 통화요금 50원이란 광고를 보고 캐나다로 30초가량 5회 정도 통화를 했는데 20만원의 요금을 청구 당했다는 것.
회사 측에 내용을 확인해보니 이 씨가 1분 통화요금 50원인 002를 이용하지 않고 001를 이용했다는 뜻밖의 사실이 밝혀졌다. 담당자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당연히 광고된 할인요금이 적용될 수 없었던 부분임을 거듭 설명했지만 소비자가 본인 주장만을 반복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통화이력을 통해 다른 서비스 이용사실이 명확히 밝혀졌지만 소비자는 ‘업체의 고의적 조작’이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억지주장 형
대형할인점에서 근무하는 이 모 씨는 얼마전 기막힌 피해보상 청구를 받고 난감한 입장이다.
얼마 전 한 여성소비자가 쇼핑을 마친 후 주차장에서 출차를 하던 중 앞선 차량이 느닷없이 후진하는 바람에 너무 놀라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병원 치료비용을 요구한 것.
당시 접촉사고가 없었기에 물질적 피해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어떤 사유로든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소비자의 요구대로 시설물 개선조치를 완료했다.
이 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 차라리 명확한 물질적 피해가 있었다며 PL법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어떤 규정을 적용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