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 있는 유전자치료 전문기업인 EnGeneIC 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 획기적인 암 치료법은 인간의 암세포를 이용한 쥐실험에서 100% 성공을 거두었으며 다음 주부터 20명의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5주간에 걸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상시험은 로열 멜버른 대학병원 암센터와 멜버른 대학 오스틴 병원에서 두경부암, 폐암, 간암, 대장암, 직장암 등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 치료법은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유전물질을 제거한 박테리아의 미니세포로 운반수단으로 쓸 EDV(EnGeneIC Delivery Vehicle)를 만든 다음 여기에 유전자를 침묵시키는 분자(gene silencing molecule)인 리보핵산분자(siRNA)를 실어 암세포에 투입한다. 암세포는 어떤 경우에도 EDV의 진입을 허락한다.
암 세포 속으로 들어간 EDV는 싣고 간 리보핵산분자를 방출, 암세포가 항암화학요법에 저항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단백질 생산 유전자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말하자면 암세포를 무장해제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RNA간섭(RNA interference)은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생산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 다음 단계로 이번에는 EDV에 항암치료에 쓰이는 독극물을 실어 무장해제된 암세포에 들어가 이를 쏟아냄으로써 암세포를 죽인다.
이 방법은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에만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현재 항암치료에 쓰이는 독성이 강한 항암제의 투여량을 대폭 줄이고 항암제 대량투여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제니퍼 맥다이어미드 박사와 히만슈 브람바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인간의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 종양을 쥐들에 주입한 뒤 RNA간섭 분자를 실은 EDV를 투입했다.
그 결과 이 쥐들은 종양이 축소되거나 증식이 멎었다. 쥐들은 한 마리도 죽지 않고 100% 생존했다. 쥐들은 항암제가 여러 차례 투여되었는데도 아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새로운 치료법은 암을 완치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암을 만성질환 형태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람바트 박사는 전통적인 항암치료의 경우 상당수의 암세포를 죽일 수 있지만 소수의 암세포가 남아 항암제에 저항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후속치료가 듣지 않아 더이상 치료가 불가능하게 되고 암세포는 계속 증식하면서 결국 환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네이처 생명공학(Nature Biotechnology)' 7월호에 발표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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