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5분께 K(37)씨가 애인 H(38.여)씨의 집인 대구 달서구 두류동의 한 3층 빌라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중 뒤쪽 창문을 열고 뒷 주택 지붕과 담을 통해 내려와 인근 골목에 시동이 걸린 채 세워져 있던 가스 배달용 1t 트럭을 몰고 달아났다.
K씨는 도주할 당시 흉기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제2의 범행이 우려되고 있다.
K씨는 앞서 오전 5시35분께 이 집에 들렀다가 애인이 다른 남성인 L(28)씨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자 흉기를 들고 L씨를 집 안에 감금한 채 6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하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애인을 집으로 다시 들여보내라는 K씨의 요구가 이어지자 협상전문가를 동원해 빌라 3층 계단에서 설득을 벌였으며, 대화 도중 K씨가 뒤쪽 창문으로 도망가자 전기충격기 등을 동원하며 뒤쫓았으나 재빠르게 달아나는 K씨를 놓치고 말았다.
이후 K씨가 빌라 뒤편 슈퍼마켓 앞에 시동이 걸린 채 정차해 있던 트럭에 타는 것을 본 경찰은 순찰차를 이용해 급히 K씨를 쫓았으나 골목 길을 벗어나 대로로 접어들면서 K씨는 모습을 감췄다.
경찰은 인질극이 시작된 이후 형사와 경찰특공대원, 112타격대원 등 50여명을 집 주변에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K씨가 협상 전문가의 설득에 응할 것 처럼 '일단 물러나라'고 한 뒤 갑자기 도망쳤다"며 "인력을 동원해 인근 골목길을 포위한 상태였지만 이미 시동이 걸려 있던 차를 훔쳐 달아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검거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K씨가 타고 달아난 트럭의 차량번호를 확인해 수배하는 한편 예상 도주로를 중심으로 K씨의 뒤를 쫓고 있다.
한편 대낮 주택가에서 인질극을 벌인 남성이 수 십명의 경찰 병력을 뚫고 도주하면서 경찰의 대응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르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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