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학교를 나온 아이들은 피서지로 또는 학원으로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평소보다는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고 헤이해지기 쉬운 시기인 만큼 아이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은 따뜻한 날씨 탓에 호흡기 건강에 소홀해지기 쉬우나, 면역체계가 덜 발달된 아이들의 경우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해도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중이염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다음과 같이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를 심화시키는 인스턴트식품=학교에서 나오는 급식 대신 가정에서 끼니를 해결하게 된 아이들은 영양불균형 상태에 빠지기 쉽다. 규칙적인 식사와 영양식단 대신 불규칙적인 식사가 이루어지고 인스턴트식품의 섭취 또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더운 날씨로 인해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를 자주 찾을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색소나 감미료 등 각종 식품첨가물을 다량 섭취하게 되어 면역력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바이러스와 알레르기 질환으로부터의 방어능력이 떨어져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등의 질환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평소 알레르기 질환을 앓아온 경우라면 달걀이나 우유, 유가공품, 육류 등의 고단백 동물성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고 자연식단 위주의 식단을 구성으로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중이염 일으키는 물놀이 후유증=물놀이 후 2~3일 안에 갑자기 귀에 통증이 온다면 ‘급성외이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외이도는 귓구멍 입구에서 고막까지의 관을 말하는데, 여름철 잦은 샤워나 물놀이 등으로 습한 환경에 노출이 되면 귀 속에 세균이 쉽게 자라게 된다. 귀에서 노란 진물이 나온다거나, 가려움증, 청력 감소가 나타날 경우 가렵다고 귀를 계속 후비게 되면 염증이 생겨 증상이 더욱 악화되므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기존에 만성 중이염이 있던 환자라면 수영장이나 바다의 오염된 물이 중이로 들어가 염증이 재발될 수 있기 때문에 물놀이 시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만약 귀에 물이 들어갔다면 면봉을 사용해 억지로 닦아내기보다는 자연적으로 말려주는 것이 좋다. 물이 들어간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인 채 따뜻한 곳에 누워있거나 헤어드라이어로 따뜻한 바람을 쐬어 말려주면 된다.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실내 활동=더운 날씨로 인해 아이들은 밖에서 땀 흘려 뛰어놀기보다 컴퓨터 게임 등을 하며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기 마련이다. 이는 기초체력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햇볕을 받으며 활발하게 뛰어놀게 되면 비타민D가 생성되어 뼈가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 밤에도 숙면을 이룰 수 있어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호흡기가 약한 아이일수록 신선한 공기를 많이 마시며 운동을 병행하면 호흡기가 튼튼해지고 면역력이 강화된다. 단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아이는 소독약이 코 점막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수영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숙면을 방해하는 아데노이드 비대=열대야로 잠 못 드는 여름, 우리 아이가 코까지 골며 잠을 잔다면 이는 숙면에 큰 방해를 받고 있다는 신호이다. 어린이 코골이의 주원인은 아데노이드 비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데노이드’란 편도선의 일종으로 코와 목 사이에 위치하여 호흡기의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 아데노이드에 염증이 생겨 붓는 현상을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라고 한다. 아데노이드는 특히 5~10세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자라 크기가 커지다가 사춘기 이후부터 서서히 작아지는데 소아의 30%가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코를 골게 되면 성장에 방해를 받는 것은 물론 피곤함이 쌓이고 짜증이 늘며 산만한 성격이 되기 쉽다. 또한 구강호흡이 습관화되어 얼굴 폭이 좁고 길어지며, 아래턱이 뒤로 처져 돌출입을 만드는 ‘아데노이드형 얼굴’로 변할 수 있으니 반드시 원인을 파악하여 조기에 치료해주어야 한다.
치료가 어려운 만성질환일수록 예방차원으로 미리 다스리는 것이 좋으므로, 방학 동안 아이가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접할 수 있도록 꼼꼼한 지도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천연생약추출물을 사용한 연고와 면역력을 강화하는 탕약처방을 통해 호흡기를 튼튼히 하고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움말=코편한 한의원 평촌점 남봉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