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휴대폰 요금 세계 최고 '바가지'"vs"무슨 소리?"
상태바
"휴대폰 요금 세계 최고 '바가지'"vs"무슨 소리?"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8.02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요금 수준에 대해 소비자원과 방송통신위원회 및 통신업계 간의 공방이 지속하면서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2일 소비자원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원이 우리나라 휴대전화 요금이 비싸다고 발표한데 대해 방통위와 업계가 반박하고, 또다시 소비자원이 설명자료를 내면서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주장을 분석해보면 휴대전화 통화료가 다른 나라에서는 내려가는 추세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제자리인 것은 맞지만, 순위를 매기는 기준 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 소비자원-통신업계와 방통위 공방
소비자원은 지난 29일 공정거래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휴대전화 통화 요금은 지난해 구매력을 감안했을 때 15개국에서 1위였다고 밝히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이통업계는 각국의 사정이 다른 것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비교는 무리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방통위도 브리핑을 자청해 업계에 힘을 실어줬다.

   SK텔레콤은 "소비자원이 활용한 메릴린치 보고서에 의하면 분당 음성통화요금(RPM)은 모든 이동통신 매출에서 무선 인터넷과 문자메시지(SMS)만 제외한 값"이라며 "우리나라는 컬러링이나 벨소리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발달 돼 있어 RPM이 높게 산출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방통위도 "분당 음성통화요금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비싸게 나온 것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착신과금 국가나 미국처럼 무료통화가 활성화된 국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같은 반격이 나오자 소비자원은 지난달 31일 '이동통신요금 보도자료의 쟁점 사항 설명 자료'를 배포하고 "받는 전화에도 요금을 부과하는 우리나라의 사정을 감안해도 순위는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우리나라가 15개국 중 1위인가?
통신업계에서는 소비자원이 52개국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긴 메릴린치 보고서에서 이동통신 가입률이나 통화량 등을 토대로 10개국, 15개국, 29개국을 추려서 비교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52개국 중에 소비자원이 임의로 추려 15개국 중에 1위라는 순위를 찾아냈다"고 지적했다. 비교대상을 52개국으로 확대하면 순위가 내려간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원이 15개국을 정할 때 OECD국가 중 1인당 통화량이 180분 이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곳을 골랐다지만 여기에는 허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 등지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대의 단말기나 가입자인증모듈(SIM 카드)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와 통화량이 비슷해 보이는 국가들의 경우 실제 1인당 통화량이 훨씬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외국의 1인당 통화량이란 정확히는 1개 회선당 통화량이고, 한 사람이 쓰는 여러 회선의 통화량을 모두 합쳐야 우리나라와 같은 기준의 1인당 통화량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1인당 월 통화요금에 대한 문제와도 연결된다.

   소비자원은 15개국의 가입자당 월평균 음성통화 요금(ARPU)이 2004년 32.80 달러에서 2008년 28.84 달러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는데 우리나라는 43.32 달러에서 45.60 달러로 오히려 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회선당 월 통화요금을 모두 합쳐야 실제 가입자 1인당 통화요금이 되는 것이므로 이렇게 감소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일부 국가의 허수 가입자 수(단순 SIM 카드 보유자)는 2005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 외국은 통화요금 하락 추세
그러나 분명한 점은 우리나라의 분당 통화요금은 지난 2004년 0.1406 달러에서 2006년 0.1376 달러, 2008년 0.1443 달러로 거의 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15개국의 평균은 2004년 0.1606달러에서 2006년 0.1330 달러, 2008년 0.1024 달러로 내려갔고 29개국의 평균도 2004년 0.3029 달러 에서 2006년 0.2407 달러, 2008년 0.1788 달러로 하락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동통신과 같은 장치산업은 투자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비용 회수가 끝나고 나면 요금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영 한양대 교수는 "이동통신 요금의 다양화와 복잡한 요금제의 출시에도 고도의 하방 경직성(요금이 내려가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