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의 술집에서는 밤을 잊은 플라멩코가 한창이다. 희대의 옴므파탈에게 자신의 매력을 보이고 싶은 여인들의 유혹적인 눈빛이 강렬하다. 몸을 휘감고 쓸어 오르다가 밖을 향해 공격적으로 뻗어내는 댄서들의 손길. 그 끝 마디에는 진한 라틴의 냄새가 느껴진다. 딱. 딱. 따닥. 따다다닥. 춤이 격렬해질수록 발구름 소리가 빨라진다. 어둠마저 불태워버릴 것 같은 플라멩코의 열기에 숨을 쉬기도 힘들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은 오직 돈 주앙 얼굴 만면에 비친 자신감뿐이다. 그가 여성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한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조각같이 잘 다듬어진 얼굴위로 떠오르는 돈 주앙만의 빛에 어느 새 뭇 여성들의 심장 소리는 플라멩코의 발구름을 닮아간다.
뮤지컬 ‘돈 주앙’은 화려한 여성 편력을 지닌 귀족 청년 돈 주앙의 이야기이다. 그는 기사의 딸과 정혼녀 엘비라 등을 버린 채 끊임없이 순간의 정열만을 쫓는다. 그런 돈 주앙에게 딸을 위해 결투하다 죽은 기사의 저주가 내려진다. 그 저주는 다름아닌 진정한 사랑. 돈 주앙은 사랑하는 여인 마리아의 약혼자 라파엘과 결투를 하다 죽음을 맞이한다.
배우 김다현과 강태을이 열연하는 당당한 매력과 섬세한 감수성, 여기에 더해진 정열적인 플라멩코가 화제인 뮤지컬 ‘돈 주앙’은 8월 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백수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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