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만드는신문=류가람 기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신나게 놀아도 모자랄 여름휴가에 이게 무슨 봉변입니까?”
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하면서 휴가관련 소비자 피해 제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비용은 줄이고 알찬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이용하게 된 렌트카와 텐트가 잘못 배송돼 휴가를 망치거나 심신의 피로를 풀기 위해 찾은 찜질방에서 시설물 관리 부주의로 상해사고를 입어 병원 휴가를 보내는 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여름휴가가 무책임한 상혼 때문에 스트레스 충전장이 돼버린 것.
소비자들은 "1년에 한번 뿐인 소중한 여름 휴가를 망치는 무책임한 상혼은 한시바삐 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차종 지정은 안 돼! 주는 대로 타”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 모(여.29세)씨는 지난달 28일 차량 대여업체에 ‘카니발 9인승’을 예약했다. 1일 렌트 비용 12만 원, 운임 3만 원 합계 15만 원에 계약됐다.
주 씨는 이미 15인승 봉고차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어머니 생일잔치에 몰고 가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카니발 9인승을 지정 예약한 것.예약 문의을 위해 3차례 연락할 때 마다 차종이 ‘카니발’이 맞는지 거듭 확인했다
당일 아침에도 기사에게 전화해 “카니발 9인승 맞다”는 확인을 받은 뒤 예약금 5만 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주 씨 앞에 운송된 차량은 스타렉스였다. 하는 수 없이 차량을 돌려보낸 뒤 운임 가스비 3만원을 제하고 2만원을 환불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 씨는 “여러 차례 ‘카니발 9인승’임을 확인했지만 무책임하게 스타렉스를 보내놓고 위협적인 말로 환불도 거절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예약 안내시 ‘차종은 지정되지 않는다’고 고지를 한다”며 반박했다. 이어 “여러 번 문의가 왔고 그 때마다 ‘카니발이 가지는 않는다’고 안내했고 고객 분이 먼저 심한 욕설을 퍼부었으나 정중하게 대응했다”고 해명했다.
▶ “엉뚱한 텐트 보내놓고, 항의하니 ID삭제로 보복”서울 금천구에 사는 최 모(여.32세)씨는 지난달 24일 캠핑용품 대여업체에서 텐트를 대여했다. 우기에 주로 이용하는 ‘캐빈-투룸’을 대여 했으며 대여료 6만 500원은 카드로 지불했다.
택배로 배송 받은 다음날 휴양림을 찾아 텐트를 설치하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해 설치하는 ‘텐트플라이’ 대신 똑같은 텐트가 하나 더 들어 있었던 것. 최 씨는 우기에 그냥 텐트를 칠 경우 사고 발생을 염려해 텐트를 걷었으며 이틀간 쓰지 않아도 될 숙박비 13만원을 지출 해야만 했다.
최 씨는 “고객센터에 연락해 4차례 환불 요청하고 2차례 게시물을 올렸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단 한 번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 도리어 ID를 삭제하고 IP를 차단했다”며 대여 업체 측의 괘씸한 대응에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카드 결제는 취소했다”고 답했다.
▶ “보험처리는 안 돼! 다음에 오면 잘해 줄께”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 모(남.34세)씨는 여름휴가를 맞아 지난 달 11일 아내와 대형 찜질방을 찾았다.
시설물 내를 걸어가던 중 갑자기 찜질방 문이 벌컥 열리면서 함께 가던 아내의 오른쪽 어깨에 심하게 부딪쳤다. 순간 아내는 손과 발이 경직되고 경련이 일어나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호흡이 멈추는 바람에 인공호흡을 시도하는 등 다급한 상황이었다.
119를 불러 아내를 응급실로 이송했다. 너무 경황이 없어 이 씨는 가해자의 연락처를 물어보는 것은 고사하고 주위 정황을 파악할 겨를도 없었다.
찜질방 관계자가 병원까지 따라와 아내의 상태를 같이 살피기는 했으나 그 뒤로는 전화 한통 오지 않았다.
이 씨는 갑작스런 사고로 20만원이 넘는 돈을 병원비로 지출하고 남은 휴가도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이 씨는 사고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찜질방에 30통이 넘는 전화를 했으나 답신은 단 3통 밖에 오지 않았다. 그 때 마다 “보험 처리는 불가능 하다. 임원회의를 통해 결정 할 사항이다. 연락하겠다”는 기계적인 답변만 반복했다.
마지막으로 전무에게서 연락이 와 “죄송하다. 금전적인 문제는 해결해 드릴 수 없으나 다음에 오시면 잘해드리겠다”고 말해 이 씨를 황당하게 했다.
이 씨는 “찜질방의 시설물 관리 부실로 여름휴가를 망쳤는데도 진심어린 사과는 커녕, 전화마저 회피하고 있다.관리 소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면 해결 될 일을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으려 발뺌에 급급하다"고 울분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