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교육격차=학교교육의 영향력 분석’ 보고서에서 부모의 월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한 비율은 10.4%로, 평균 3.7%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이 조사는 지난해 7월 5~31일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93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또한 지난 2003년 고등학교 2학년 때 학력과 현 상황을 비교해 어떤 대학에 진학했는지를 추적 조사했다.
소득별 명문대 진학률은 부모의 월소득이 100만원 미만은 0.5%, 200만원대 1%, 300만원대 4.3%, 400만원대 6.4%, 500만원대 8.7% 등이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과 의대 치대 한의대 등 의학 계열 단과대를 명문대로 분류했다.
부모의 직업과 지위도 자녀의 명문대 진학률을 갈랐다. 아버지 직업이 상위군일 경우 명문대 진학률은 평균 3.9%보다 4배 이상 높은 16.7%였다. 중위권은 4.9%였고, 하위권은 1.6%에 불과했다. 어머니의 직업에 따라서도 아이의 명문대 진학률은 큰 폭의 차이가 났다. 상위군은 18.8%로, 평균 3.8%의 5배에 가까웠다. 중위는 4%, 하위는 1.3%였다.
눈에 띄는 것은 전업주부 자녀의 명문대 진학률. 4.5%로, 중위 직업군 4%, 평균 3.8%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일을 그만두고 ‘자녀교육 매니저’로 나서야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통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표준분류 체계에 따라 대기업 고위 임원, 단체장 등 고위 관리직과 의사 변호사 판사 검사 대학교수 등 전문직이 상위 직업군으로 분류됐다. 중위 직업군은 교사 학자 등 전문가와 사무직ㆍ서비스직 근로자, 준전문가 등이다. 하위 직업군은 농ㆍ어업 근로자, 기능직 근로자, 기계조작원, 단순노무직 등은 물론 무직까지 포함한다.
부모의 교육 수준 역시 자녀의 명문대 진학률과 정비례했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머니의 학력이었다. 어머니가 대학원 이상 학력일 경우 명문대 진학률은 평균 3.5%의 8배에 가까운 26%에 달했다. 아버지가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가진 자녀가 명문대에 진학한 비율은 19.8%로, 평균의 5배에 가까웠다. 아버지 학력에 따른 명문대 진학률은 4년제 6.8%, 전문대 3.5%, 고졸 1.6%, 중졸 0.6% 등이었고, 어머니 학력을 기준할 경우 4년제 13.6%, 전문대 5.9%, 고졸 2.5%, 중졸 0.6% 등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를 맡은 류방란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가정 배경이 학생의 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은 진학 범위를 상위 명문대로 집중할 때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진학 불평등은 학교 내 교육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 조사”라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