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내 곳곳에 위치한 공원들과 가로수, 그리고 개인주택과 아파트의 베란다에 널린 꽃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꽃들과 숲의 다양한 나무들이 도심 벌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봉업자들은 벌들이 모여들기 쉬운 파리 시내 주요 건물 및 지역에 300여개의 벌통을 설치해 상당한 양의 꿀을 수확하고 있다.
파리 중심부 센 강변에 위치한 파리의 대표적 명소 가운데 하나인 그랑팔레 전시관의 경우 강철과 유리로 이뤄진 상부 돔에 설치된 벌통에 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곳 '거주' 벌들은 그랑팔레 자체 꽃밭은 물론 지척에 있는 튈르리 정원의 다양한 꽃과 나무들로부터 꽃가루와 꿀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현재 그랑팔레 돔 가장자리에는 에펠탑과 노트르담 성당을 굽어보는 명소에 지난 5월 2개의 벌통이 설치됐으며 추가로 3-4개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곳으로부터 연 약 0.5톤(t)의 꿀이 채취될 예정이다.
또다른 시 중심부 유명 건물인 가르니에(파리) 오페라 하우스에도 이미 벌통이 설치돼 꿀을 수확하고 있다.
그랑팔레의 양봉업자인 니콜라 제앙은 도심 양봉을 통해 교외에 비해 4-5배나 많은 양의 꿀을 수확하고 있다면서 농촌 지역의 경우 한해 벌통당 10-20kg의 꿀을 수확하나 도심의 경우 80-100kg이나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촌의 경우 점차 꽃과 나무들이 줄어들고 있으나 도심에는 오히려 아카시아와 라임, 밤 나무등 벌들이 꿀을 얻기 쉬운 다양한 수종들이 번창하고 있다.
또 도심 지역에는 살충제나 살균제, 화학비료 등 벌의 번식에 치명적인 것들이 살포되지 않아 벌들이 훨씬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다는 것.
주로 차량 배기가스에 따른 도심의 오염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살충제 등에 의한 집단 폐사에 비하면 폐해 규모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프랑스 양봉연맹(UNAF)은 살충제 탓인지는 모르나 옥수수와 해바라기, 평지씨 밭 등지에서 벌들의 폐사율이 훨씬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 1980년대 이래 살충제 살포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유럽의 벌 폐사율이 30-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심의 벌들은 이밖에 지역의 온화한 기온, 그리고 지난 수년간 프랑스 서남부 지역의 벌들을 절멸시켰던 아시아 말벌의 공격으로부터도 안전해 번창하고 있다.
파리의 또다른 양봉업자인 장 라퀴브는 그러나 "도심에서의 양봉은 사치"라면서 "양봉은 시골에서 행해져야 하며 도시들에 장래가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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