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T는 최근 멜론 서비스 이용을 위한 멜론 플레이어에 추가 구성 요소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등 서비스 약관을 변경했다.
그러나 SKT는 ▲본 소프트웨어(멜론 플레이어)는 이용자 PC의 네트워크 장비를 임의로 사용합니다 ▲이용자 PC의 스토리지를 임의로 사용합니다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아도 이용자 PC에서 자동으로 가동될 수 있습니다 등의 약관 내용은 그대로 뒀다.
이 같은 규정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음악 플레이어, 판도라TV, 클럽박스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서비스 상당수가 사용하고 있는 분산 컴퓨팅(Grid Computing) 기술을 위해 마련됐지만, 이용자들은 기술 자체가 회사측의 시스템 부하를 이용자에게 떠넘기는 방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멜론 서비스에서는 다른 회사들의 분산 컴퓨팅 관련 약관과 달리 멜론 플레이어가 이용자 PC에서 자동으로 가동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개인 PC가 SKT의 멜론 서비스에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플레이어를 작동시키지도 않는 상태에서 해당 서비스의 약관을 적용하는 것으로,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이용자 PC를 임의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된 범위와 목적이 모호하다는 것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SKT는 데이터 및 기타 자료의 수집에 대해 `소프트웨어 개선, 이용자 사용환경에 적합한 서비스 또는 기술 제공을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한다고 명시했으나 수집하는 데이터와 자료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
이용자 PC의 네트워크 장비와 스토리지의 사용에 대해서도 `데용량 데이터의 더욱 원활한 전송'이라는 목적 아래 구체적으로 범위를 제한하지 않아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는 이에 대해 "휴대전화를 이용해 음악을 들으려면 반드시 멜론을 사용해야 하는 SKT 이용자들의 입장을 이용한 회사측의 이기주의"라며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본인 PC의 데이터와 리소스가 SKT에 이용되고 그 내용도 알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항의했다.
SKT 관계자는 "분산 컴퓨팅의 경우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위한 최선의 방식이라고 판단했으며, 실제로 상당수 기업들이 이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나 과도한 이용자 PC 이용 등 문제는 전혀 없지만 일부 모호한 규정에 대해서는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